中 경호원, 외국기자들과 상습적 충돌

입력 2017-12-15 18:53 수정 2017-12-15 21:40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동행취재 기자들이 묵고 있는 베이징 시내 호텔을 찾아 청와대 사진기자단 간사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한국 기자 2명은 전날 코트라가 주최한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 행사장에서 중국 측 보안요원들에게 집단 폭행당했다.뉴시스

캐나다 기자 촬영제지 논란
오바마 訪中 주먹다짐 직전

환구시보 “폭행은 기자들 탓”
‘네티즌은 갈채?’ 제목 달아


청와대 사진기자들에 대한 집단폭행 사태는 이전부터 중국 측 경호원들이 보여준 행태로 볼 때 언제든 발생할 소지가 컸던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경호원들이 외국 정상을 수행하는 기자들에게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잦은 충돌을 빚어 왔기 때문이다.

15일 싱가포르 연합조보에 따르면 이달 초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중국 방문 때나 지난해 9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방중 당시에도 비슷한 문제가 불거졌다.

트뤼도 총리가 지난 4일 리커창 총리와 함께 회담장인 베이징 인민대회당으로 들어갈 때 중국 공안의 지휘를 받는 경호원들이 캐나다 사진기자들을 가로막으며 촬영을 방해했다. 트뤼도 총리의 전속 촬영기사까지 회담장에 들어가지 못하게 막았다. 캐나다 언론은 당시 경호원들로 인해 불쾌한 일들이 적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9월 항저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중국 보안요원과 미국 수행기자단 간에 충돌이 빚어졌다. 당시 활주로에 착륙한 비행기 트랩 아래쪽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나오기를 기다리던 수행기자단에게 중국 관리가 “그곳에서 나가라”고 소리쳤다. 백악관 직원이 “우리 대통령이고 우리 비행기”라고 말하자 이 관리는 “여기는 우리나라이고 우리 공항”이라며 맞받았다. 이어 공항 환영행사 취재 금지까지 거론하며 수전 라이스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까지 경계선 밖으로 밀어냈다. 이후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회담장 보안검색대에서도 미국인 몇 명을 들여보내느냐를 놓고 양측이 주먹다짐 직전까지 갔다.

한편 중국 정부를 대변하는 환구시보는 이번 폭행 사건과 관련, 해당 기자들이 취재규칙을 어긴 탓이라고 보도해 비난을 사고 있다. 환구시보는 일부 한국 네티즌들의 댓글을 이용해 “사진기자들이 취재규칙을 어긴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며 기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또 “원인은 한국 측에서 고용한 사람 때문이지 가해자들이 중국 공안이라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고 주장했다. 기사에는 ‘네티즌들은 오히려 갈채?’라는 자극적인 제목까지 달았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