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으로 폭스콘에 매각
혹독한 구조조정 끝에
최근 日 증시 1부 복귀
지난해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의 자회사가 된 일본 샤프가 도쿄증권거래소 2부에서 1부로 복귀한 것을 기념해 전 직원에게 3만엔(약 30만원)이 든 돈 봉투를 지급했다. 큰돈은 아니지만 ‘샤프의 부활’을 상징하는 봉투라는 얘기가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아사히신문은 15일 샤프가 전날 일본 내 직원 약 2만명에게 현금 2만엔과 자사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쓸 수 있는 1만엔 상품권이 든 봉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샤프가 직원들에게 돈을 나눠준 것은 지난 3월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다. 3월에는 3000엔(약 3만원)을 줬다.
샤프는 봉투 앞면에 ‘감사의 표시’라고 적었다(사진 오른쪽). 뒷면에는 다이저우(66) 사장 명의로 “여러분과 함께한 구조개혁과 사업 확대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고 쓰여 있다(왼쪽). 닛케이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중국에도 직원들에게 돈 봉투를 전달하며 감사를 표시하는 관행이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대표 전자기업이던 샤프는 2000년대 들어 대형 액정패널 사업 부진으로 경영난에 빠졌다. 대규모 감원과 사업 매각으로 버티다 지난해 3월 말 자본잠식에 빠졌고, 5개월 뒤에 도쿄증시 1부에서 2부로 강등됐다.
도쿄증시 1부 기업들은 결산기말 기준 채무초과에 빠지면 2부로 강등된다. 강등된 해 결산기말까지 채무초과를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이 폐지된다.
폭스콘이 지난해 8월 샤프 지분 66%를 38억 달러(약 4조1400억원)에 인수하면서 샤프는 일본 기업으로는 처음 대만 기업의 자회사가 됐다. 폭스콘 2인자 다이저우가 사장에 취임한 후 출자를 통해 채무초과를 해소하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3년 만에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 7일 도쿄증시 1부로 복귀했다.
샤프는 올해 9월 중간결산에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3% 증가한 1조1151억엔(약 10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7900만엔(약 7억7000만원)에서 405억엔(약 3900억원)으로 급증했다. 순이익도 347억엔(약 3400억원)에 달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샤프’ 전 직원에 30만원 감사 봉투
입력 2017-12-15 19:33 수정 2017-12-17 1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