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방송가에도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콘텐츠는 꾸준히 등장했다. 하반기에 KBS와 MBC가 파업에 들어가면서 화제작이 예년보다 적었다는 평가도 있지만, 언제나 그랬듯 많은 프로그램이 안방에 위로와 안식을 선물하면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예능 프로그램의 트렌드를 선도한 건 스타들의 일상을 가감 없이 담아내는 ‘관찰 예능’이었다. 특히 ‘미운 우리 새끼’(SBS·이하 미우새)의 인기가 대단했다. 지난해 8월 첫 방송된 미우새는 올해 들어서도 꾸준히 인기를 끌었고, 지난 5∼6월에는 시청률이 20%를 넘나들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미우새 출연자 중에는 가수 겸 방송인인 이상민의 활약이 돋보였다. 시청자들은 거액의 빚을 지고도 꿋꿋이 살아가는 그의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 ‘나 혼자 산다’(MBC) ‘효리네 민박’(JTBC) 등의 관찰 예능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2017년 방송가의 ‘깜짝 스타’는 연예계 대표 짠돌이로 통하는 방송인 김생민이었다. 리포터로 활약하던 그는 데뷔 25년 만에 전성기를 맞았다. 팟캐스트 ‘김생민의 영수증’이 시작이었다. 청취자의 씀씀이를 분석해 맞춤형 재무 상담을 진행하는 콘셉트였는데,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를 끌면서 ‘대박’이 났다. KBS 2TV에는 동명의 프로그램까지 만들어졌다.
대표적인 스타 PD인 나영석 PD의 파워도 여전했다. ‘삼시세끼’ ‘신서유기’ ‘윤식당’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상 tvN) 등 그가 만든 거의 모든 작품이 성공을 거뒀다. 특히 지난 3∼5월 방영된 ‘윤식당’은 최고 시청률이 14.1%에 달했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프로그램은 안방에 재미와 ‘힐링’을 동시에 선사했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많은 프로그램이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지만 참신한 예능 콘텐츠는 없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그나마 독특했던 현상은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봇물을 이뤘다는 점이다. 지난 4∼6월 방영된 ‘프로듀스 101 시즌2’(Mnet)는 신드롬을 일으켰다. 하반기에는 비슷한 포맷인 ‘더 유닛’(KBS2) ‘믹스나인’(JTBC) 등이 잇달아 제작·방영됐다.
올해 드라마 시장의 최고 화제작을 꼽으라면 ‘도깨비’(tvN)부터 언급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방영된 이 작품은 최종회 시청률이 20.5%를 기록했을 정도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케이블채널에서 20%를 넘긴 콘텐츠가 등장한 건 처음이었다.
스릴러나 판타지적 요소를 가미한 이른바 ‘장르극’의 약진도 눈에 띄는 현상이었다. ‘피고인’(SBS) ‘명불허전’(tvN) ‘터널’(OCN) 등이 인기를 끌었다.
하반기 최고 인기작은 ‘황금빛 내 인생’(KBS2)이다. 지난 9월 첫 방송된 이 작품은 현재 ‘마의 시청률’로 통하는 40% 고지를 넘어섰다. ‘출생의 비밀’이라는 진부한 소재를 다뤘지만 소현경 작가의 필력에 배우들의 연기력이 더해지면서 ‘국민 드라마’ 반열에 올랐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2017 방송가 결산] ‘미우새’ 등 관찰 예능 인기… 최고의 깜짝스타는 김생민
입력 2017-12-17 2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