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김재현 산림청장] “사람에 투자 … 행복주는 산림정책 펼치겠다”

입력 2017-12-20 22:31
숲의 존재는 매우 중요하다. 맑은 공기를 제공하고, 마음의 안정을 주기도 한다. 숲에서 얻은 자원들은 인간의 삶에 유용하게 사용된다.

그간 우리나라는 숲을 조성하는데 심혈을 기울여왔다. 덕분에 한국전쟁 뒤 우리나라가 이룩한 산림녹화 성공사례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16년을 기준으로 한 우리나라의 산림비율은 OECD 국가 중 4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 10월 23일 김재현(사진) 산림청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사람중심 산림자원순환경제’로 정책패러다임을 전환할 것임을 선언했다. 기존의 산림자원 중심의 정책에서 탈피해 국민과 임업인의 행복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산림청 개청 50주년을 맞았다. 그간 산림청이 이룬 성과를 전한다면.

▷국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으로 국토녹화를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었다. 이를 토대로 산림자원 육성과 산림복지 등에서 많은 성과를 거뒀다. 우리나라가 짧은 기간 동안 이룩한 산림녹화 성공사례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한국의 조림성공은 세계적 자랑거리’라고 밝히기도 했다.



-산림청장으로서 최우선으로 여기는 정책기조는 무엇인가.

▷산림 분야에서 ‘소득주도 성장’을 이루는 것이다. 산림분야야 말로 소득주도 성장을 실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분야가 아닐까 생각한다. 숲과 임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재정 효율성을 높이면 일자리가 늘어나고 자원은 더 풍부해 질 것이다. 산림서비스가 다양화되면 더 많은 국민들이 숲에서 휴식을 즐기게 된다. 이렇게 창출된 가치는 임업인과 국민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이는 산림에 대한 재투자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시장의 역할을 확대하고 임업인을 적극 육성해 산림자원 순환경제를 구축해나가도록 하겠다.

최근 산촌을 기반으로 한 귀농귀촌이 증가하고 있고,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산림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삶의 질을 추구하는 국민들이 늘어나면 산을 찾는 국민들의 수도 점점 더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그 같은 산림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가능할 것이라 본다.

-취임 100일을 맞아 사람중심의 산림정책을 강조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그간 산림정책은 울창한 숲을 만드는 등 ‘자원’을 초점으로 한 것들이 많았다. 정작 사람에 대한 고려는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산림청은 ‘사람중심 산림자원 순환경제 정책’을 추진해나가고자 한다.

‘사람중심 산림자원 순환경제 정책’이란 국민과 임업인의 행복을 위해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산림자원을 이용해 지속가능한 경제·사회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정책이다. 이를 위해 2022년까지 산촌거점권역 30개소를 조성할 계획이다. 산촌거점권역은 산림자원을 이용해 산촌주민 뿐 아니라 귀산촌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공간의 모범사례가 될 것이다.



-2022년까지 일자리 6만개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지난 8월 11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산림 일자리 혁신본부를 출범했고, 산림일자리창업팀을 신설했다. 정부 일자리 로드맵에 맞춰 산림일자리 종합대책도 수립하는 등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먼저 산림재해 현장대응력 강화, 국공립 산림복지시설 확충 등으로 공공부문 일자리를 확충 할 계획이다. 이는 민간분야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다. 나무의사, 산림치유·교육 등 전문 업종을 신설해 귀산촌, 여성, 청장년 등의 취업, 창업활동에 대해 지원할 예정이다.



-귀산촌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고 들었다.

▷귀산촌은 도시를 떠나 숲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귀산촌 인구는 2014년 6만3천명에서 2015년 6만9천명으로 9.5%가 증가해 같은 시기 귀농귀촌 인구 증가율인 6.4%보다 높게 나타났다.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늘어남에 따라 임업 창업과정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귀산촌 인구가 늘고 있다.



-귀산촌 인구에 대한 지원이 있나.

▷귀산촌인들이 초기에 정착할 수 있도록 주택마련비용과 창업비용을 장기·저리로 융자하고 있다. 이들을 위한 교육도 있다. 귀산촌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한 여의도 귀산촌 아카데미, 귀산촌 설명회 등이 있다. 이를 통해 귀산촌에 대한 마음을 잡았다면 산촌에 직접 가서 선배 귀산촌인의 산촌생활 노하우를 듣는 ‘산촌살아보기’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창업을 위한 프로그램으로는 산촌·임업 창업반이 있다. 이와 같이 귀산촌 준비 수준, 교육희망자 의지 등에 따라 내용과 기간을 달리한 다양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도시숲 조성에 대해 설명하자면.

▷도시숲 조성은 이전부터 꾸준히 진행돼온 일이다. 현재 총 241개의 도시숲이 조성돼 있다. 도시의 숲은 미세먼지 같은 다양한 대기오염 물질을 정화하고 열섬현상을 완화하는 등 도시의 쾌적함을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 산림청은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해 ‘그린 인프라 구축정책’을 추진하고자 한다. 도시숲, 도시공원, 도시정원 등 녹지공간을 확대조성하고, 기존 녹지공간의 생태를 개선하는 것이다. 콘크리트, 철 등을 사용하는 대신 ‘친환경 목재’를 가지고 녹지공간을 조성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건조한 날씨, 국지성 집중호우, 지진 등으로 산림재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재해를 줄이고 예방하기 위한 대책이 있나.

▷우리나라는 지난 5월 강릉, 삼척지역에 대형 산불이 발생하는 등 산불 피해를 크게 입었다. 현재 산불에 대비해 산불진화 가용헬기 137대, 산불전문진화대 약 1만여 명이 확보된 상태다. 현장통합지휘본부와 상황관제시스템을 중앙과 지방에서 동시에 운영하며 산불 진화를 지휘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가동 중이다.

지난달 포항 지진 이후 땅 밀림 현상이 관측돼 산사태 발생에 대비해 조사단을 파견하기도 했다. 앞으로 산사태 취약지역과 수목원, 자연휴양림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점검을 철저히 하고 산불방지 활동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국민들의 소중한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시시각각 변화하는 환경 속에 산림청과 지자체의 행정력으로는 변화의 흐름을 빠르게 따라가기 어렵다. 시민사회와 협력해 사회적 경제를 육성하고 도시 숲을 확대하며, 지역 관광 콘텐츠를 활용한 관광 두레를 추진하는 등 ‘산림의 르네상스’를 이루는데 노력하겠다.

김연주 쿠키뉴스 기자 rkyj7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