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부산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기부금 전달식이 진행됐다. 기부자는 아동복지 센터에 500만원, 장애인재활센터에 300만원, 무료급식소 한결재단에 200만원을 기부했다. 총 1000만원이다.
기부자는 부산 법무법인 정인의 박보영 변호사다. 최근 ‘어금니 아빠’사건을 계기로 위축된 기부 문화가 다시 활발해지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공개기부를 선택했다.
박 변호사는 “어금니 아빠 사건을 계기로 주변에 후원 사업을 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후원이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정말 안타까운 일이죠”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의 기부는 오늘만이 아니다. 변호사가 된 후 8년간 꾸준히 기부를 해왔다. 그에게는 기부가 생활화됐다. 학업의 열의가 있지만 경제사정이 어려워 꿈을 펴기 어려운 후배들에게도 수시로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7살 때 어머니를 따라 간 법원에서 판사의 모습과 역할을 보고 법조인을 꿈꾸기 시작했다. 꿈은 뚜렷했지만 중학교 3학년 때부터 가세가 기울어 공부를 이어가기가 어렵게 됐다. 그 때 장학재단의 도움을 받았다.
박 변호사는 “어려운 시절 장학재단을 비롯해 주변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기회가 되면 저처럼 공부를 하고 싶지만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해오고 있다. 학교폭력대책협의회 위원, 아름다운 동행 위원,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변호사, 부산성폭력예방상담소 운영위원 등이다. 지난해에는 해운대 지역 전체 저소득층 가정을 대상으로 1년 치 생리대를 기부했다. 그는 “뉴스를 통해 생리대 대신 휴지나 신발깔창을 사용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접하고, 딸 둘을 가진 아빠로서 굉장히 마음이 아팠습니다”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자신이 기부를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고맙고 감사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아직도 우리 주변에 어려운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놀랐습니다. 저의 작은 기부가 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죠. 형편이 된다면 장학재단을 만들어 힘들게 공부하는 학생들은 본격적으로 돕고 싶습니다.”
그는 변호사로서 포부도 밝혔다. “어떤 의뢰인이든 내 일처럼 생각하고 진심을 다해 대하는 변호사가 되려고 합니다. 제 직업이 변호사인데, 우선 본업에서 평가를 받아야죠.” 김연주 쿠키뉴스 기자
법무법인 정인 박보영 변호사 “기부문화 위축되지 않았으면”
입력 2017-12-20 2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