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회담·전화·서신 활용, 정상 간 핫라인 구축”

입력 2017-12-15 05:01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참석해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붉은색 넥타이를, 시 주석은 푸른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뉴시스

양국 정상회담서 ‘긴밀한 소통’ 합의

文, 한반도 평화·안정 위해
여러 형태의 3자 협의 제안

경제·의료 등 교류협력 강화
미세먼지 공동 저감 노력도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 간 전화 통화를 비롯한 핫라인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박근혜정부에서 단절됐던 정상 간 긴밀한 논의 채널도 복원될 것으로 보인다. 양 정상은 또 경제·통상 분야 중심의 양국 교류를 국회와 정당을 비롯해 정치·외교·안보 분야로 대폭 확대키로 하고 각급 고위급 전략적 대화 채널도 활성화시키기로 합의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4일 중국 베이징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양 정상은 양자 방문 및 다자 정상회의에서의 회담은 물론 전화·서신 등 다양한 소통 수단을 활용해 정상 간 핫라인을 구축하고 긴밀한 소통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직접적인 만남은 있었지만 전화 통화는 취임 직후 한 차례밖에 없었다”며 “앞으로는 상시 통화를 비롯해 직접적인 소통을 위한 도구를 마련하자는 데 두 분이 공감했다”고 전했다. 이어 “전임 정부 시절을 비롯해 한·중 정상 간 전화통화는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앞으로는 일상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었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 안정을 위해 한·중 양국은 물론 한·미·중, 한·중·일 등 다양한 형태의 3자 협의를 활성화하자고 제안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맞서 다양한 형태의 소다자(小多者) 협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즉답은 하지 않았지만 발언이 오가는 과정에서 공감의 뜻을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대북 대화를 제의한 데 대해서는 미국의 정확한 의도 파악이 먼저라는 데 공감했다. 사드 문제에 대해서도 양국 간에 다시 이슈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문 대통령은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해서도 다양한 분야의 교류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뜻을 전했다.

양 정상은 경제·의료·스포츠 등 다방면에서 교류협력을 강화키로 합의했다. 한·중 산업협력 단지 조성, 투자협력 기금 설치 등 중단된 협력 사업을 재개하고 상호 투자 확대도 장려키로 했다. 미세먼지 공동 저감, 암 관련 의료협력 등 환경?보건 협력과 4차 산업혁명 대비를 위한 미래지향적 협력사업도 추진키로 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사자성어 ‘관왕지래’(觀往知來·과거를 돌아보면 미래를 알 수 있다)를 언급하며 “오늘 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더 격상시켜 발전시키고, 평화·번영의 역사를 함께 써나가는 아름다운 동행의 새롭고 좋은 첫 발걸음을 함께 내딛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이 공동 번영의 길을 함께 걸어가면서 한반도와 동북아,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운명적 동반자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우호적이고 가까운 이웃 협력자로서 지역 평화 수호와 공동 발전을 촉진하는 면에 있어서 광범위한 공동이익과 넓은 협력의 비전을 갖고 있다”며 “나는 한국과의 관계를 중요시하고, 문 대통령과 전략적인 소통과 효율을 강화하면서 양측 이익을 심화시키고, 양자 관계를 강화하고, 방향을 정확하게 잘 잡아 양국 관계 발전할 수 있도록 추진력을 발휘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이 지난 13일 난징대학살 80주년을 맞아 추모의 뜻을 밝힌 데 대해서도 사의를 표명했다.

베이징=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