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0.25%P 인상… 한은 “대출금리 1%P 올라도 부담 안돼”

입력 2017-12-15 05:01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 의장이 현지시간으로 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옐런 의장은 내년 초 임기를 마친다. 후임은 제롬 파월 현 연준 이사다. AP뉴시스
미 내년 3차례 인상 시사… 금융시장은 차분

한·미 금리 역전 가능성
FOMC 매파 득세 땐
금리 인상 더 빨라질 수도

한은 “미 금리 오르고
집값 10% 떨어져도
국내 은행 양호” 자신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리고,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다만 예상보다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이지 않은 결정에 국내 금융시장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연준은 1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공개한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1.25∼1.50%로 올리면서 내년 3차례 인상을 예고했다. 지난 3월과 6월에 이은 올해 3번째 인상이다. 흐름을 양적완화에서 긴축으로 돌리면서 차근차근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는 것이다.

연준의 발걸음은 낙관적 경제성장 전망을 바탕에 깔고 있다. 우선 올해 전반적인 경제활동이 ‘견고한 속도’로 확장됐다는 평가를 유지했다. 고용시장 여건에 대해서도 ‘강한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에 따라 연준은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을 2.4%에서 2.5%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전망치도 2.1%에서 2.5%로 수정했다. 올해와 내년 실업률 전망은 0.2% 포인트 낮췄다.

‘12월의 인상’은 기정사실이었다. 때문에 시장의 관심은 내년에 얼마나 빠르게 기준금리를 올리느냐에 모아졌다. 내년의 기준금리 예상 인상 횟수는 지난 9월의 예상과 동일한 3회다. 인상반대 소수의견도 2명 등장했다.

긴장했던 시장은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에 가까운 결정에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반응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미국이 금리를 이달에 올리는 것은 예상했던 것”이라며 “내년 정상화 속도가 관심이었는데 점도표 변화도 없었다”고 평가했다. 금융감독원도 유광열 수석부원장 주재로 기준금리 인상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시장이 충분히 예상했기 때문에 큰 동요 없이 차분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한·미 금리 역전 가능성과 미국 FOMC 위원 교체라는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이번 인상으로 미국 기준금리의 상단(1.50%)이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같아졌다.

FOMC 위원 교체에 따라 통화정책이 ‘비둘기’에서 ‘매’로 이동할 수 있다. 재닛 옐런 의장 후임으로 지명된 제롬 파월 현 연준 이사는 비둘기파 성향이다. 하지만 지난 10월 신임 이사로 인준받은 랜덜 퀄스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마빈 굿프렌드 카네기멜론대 교수는 매파로 분류된다. 내년 FOMC 위원들이 매파 성향으로 채워진다면 금리 인상이 빨라질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이 급격하게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한국 금융시장은 충격을 충분히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국은행은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국내 은행의 복원력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미 연준이 금리를 빠르게 인상하는 동시에 국내 주택 가격이 10% 하락하는 충격이 겹쳐도 국내 은행의 전반적 복원력은 양호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본 유출은 금리 차이보다 미래 경기 전망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며 “현재 가장 눈여겨봐야 할 것은 새롭게 임명될 연준 이사들의 성향”이라고 말했다.

글=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