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국회 ‘개점휴업’… 기싸움에 막힌 민생법안

입력 2017-12-15 05:05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자리에 앉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여당이 한국당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면 들개처럼 정권과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與 “野 의원들 해외 나간 건
법안 미처리 뺑소니” 비판
野 “뒷거래로 국정 이끌면
들개처럼 맞서 싸울 것”


여야가 시급한 민생법안을 처리하고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을 논의하자며 12월 임시국회를 열었지만 나흘째 난항만 거듭했다.

여야는 오는 22일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했지만 정작 본회의로 향하는 길목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체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법사위가 각 상임위에서 의결된 법안을 본회의로 올리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법안 처리는 불가능하다. 법사위 소속 한 여당 의원은 14일 “다른 상임위에서 올라온 법안이 수백 건 이상 밀려 있는데, 자유한국당이 일정을 잡으려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 등 일부 상임위는 법안심사 소위를 진행하고 일부 법안을 처리했으나 정작 전체회의는 언제 열릴지 장담할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한국당이 요구하는 것이 없어 우리 당도 내줄 게 별로 없다”며 “민감한 쟁점 법안은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논의조차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당은 대정부 강경투쟁 의지를 밝힌 김성태 원내대표 체제가 들어선 후 여당의 ‘입법 드라이브’에 강하게 제동을 걸고 있다. 민주당은 한국당을 강력 성토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공청회를 핑계로 법안 처리를 가로막는 것은 전형적인 발목잡기”라고 비판했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도 “어제 한국당 국방위원들이 해외로 나간 건 야반도주이자 법안 미처리 뺑소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정부·여당이 제1야당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채 국민의당과의 뒷거래를 통해 국정을 이끌어가자고 한다면 한국당은 엄동설한에 내버려진 들개처럼 문재인정권과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우·김 두 원내대표는 오전 한 차례 회동 후에도 서로 다른 입장을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양당의 공통공약 입법화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김 원내대표는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두 원내대표는 오는 18일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를 포함한 여야 3당 원내대표 만찬을 갖고 임시국회 법안 처리 문제를 논의키로 했다.

최승욱 김판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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