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다당제 잔혹사 교훈” 유승민 “통합 오래 끌지 않겠다”

입력 2017-12-15 05:05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14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통합포럼 세미나에서 같은 목도리를 두른 채 악수하고 있다. 두 사람은 각 당원들로부터 목도리를 선물받았다. 뉴시스

통합 논의 급물살 주목

국민의당·바른정당 의원모임
‘통합포럼’ 부산 세미나 참석

국민의당 통합반대 의원모임
“통합 진행 땐 총력 저지할 것”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14일 부산을 함께 방문했다.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양당 의원모임 ‘국민통합포럼’ 세미나에 이은 1주일 만의 재회다. 양당 안팎에서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안 대표와 유 대표는 오후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국민통합포럼 세미나에 참석했다. 안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수십년간 대한민국의 정치사는 다당제 잔혹사”라면서 “외연 확장의 노력 없이 그냥 선거를 치른 정당들이 예외 없이 사라졌다는 교훈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어 “지역구도 타파, 낡은 이념의 틀 탈피, 정치의 세대교체를 이루는 데 많은 분들이 동참하도록 그릇을 만드는 일이 국민의당이 지향하는 3대 비전”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안 대표에 이어 발언자로 나선 유 대표는 “두 정당은 국민과 미래를 위해 어떤 개혁을 같이할 수 있을지 진지한 고민과 대화를 해왔다”면서 “매우 진지한 자세와 정신을 갖고 국민의당이 내부 갈등을 치유하고 어떤 결론을 낼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포럼 뒤 “언론과 국민들이 지켜보고 계시기 때문에 (통합 논의를) 뒤로 밀실에서 하는 식으로 추진하지 않겠다”며 “진전된 사안이 있으면 국민들께 당당하게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이어 “언제까지나 통합 이야기로 질질 끌 순 없다. 너무 오래 끌진 않겠다”고도 했다.

세미나 장소인 부산에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도 있다. 두 당의 부산시당은 지난 11일 ‘정책·선거연대 협의체’ 구성을 공식 발표한 상태다. 안 대표 고향인 동시에 바른정당에도 우호적인 분위기가 있는 곳이다.

한편 국민의당의 통합반대 의원모임 ‘평화개혁연대’와 초선의원 모임 ‘구당초’(당을 구하는 초선의원)는 낮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오찬 연석회의를 진행했다. 조배숙 의원은 회의를 마친 뒤 “통합을 절대 반대한다. 대다수 의사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통합 절차를 진행한다면 총력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이른바 ‘합의 이혼’ 가능성에 대해서는 “절대로 당을 깨서는 안 된다”고 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