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처음… 道와 협약 체결
청년·여성 50명 신규 채용
道의 일자리 나눔 노력 성과
산하 공공기관선 이미 시행
경기도의회는 조례 추진 무산
경북도가 ‘주4일제’ 근로문화 창출을 위해 14일 경북화장품기업 22개사와 고용협약을 체결했다. 지자체와 민간기업이 함께 선진 근로문화 창출을 선도하기로 했다는 차원에서 산업계 등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들 22개사는 청년과 여성 근로자 50명을 ‘주4일 근무제’로 신규 채용했다.
경북도는 경북화장품특화단지 입주예정 기업들을 대상으로 지역 청년일자리 창출 증대, 나눔과 채용으로 고용 증가, 여가선용 기회 확대 등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협약 체결 배경을 설명했다. 도 정희석 신성장산업과장은 “화장품기업 대표들과 수차례에 걸친 토론을 통해 주4일 근무제의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산하 일부 공공기관에도 주4일제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지난 8월 모집한 경북테크노파크 주4일제 신입 6급의 경우 2명 선발에 73명이 몰려 36.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명씩 모집한 경력 5급과 3급에는 각각 11명과 10명이 응시했다. 임금이 주5일제보다 20% 적지만 정규직이어서 응시자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도 산하 한국국학진흥원과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문화콘텐츠진흥원 등도 주4일제 직원채용을 준비하고 있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경북화장품기업들의 주4일 근무제 시행은 민간부문에서 최초로 선진근로문화 창출과 일자리 나눔을 실현한 것으로 고정관념의 틀을 깬 획기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경북 외 지역에서도 주4일제 근무를 위한 움직임이 시도되고 있지만 아직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시는 지난 1월 ‘서울형 노동시간 단축’을 발표하며 서울신용보증재단, 서울의료원, 지하철자회사 등에 주40시간 노동시간 상한제를 적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하철자회사는 노사 임금단체협상 과정에서 의견이 조율되지 않아 최종 시범기관에서는 제외됐다. 나머지 2개 기관에서는 인력 25명 충원 노력 등을 통해 노동시간 단축을 시험 운영 중이다.
당초 서울시는 추진계획에 ‘소규모 민간위탁 사업장 주4일 근무 시범도입’도 포함시켰지만 일단 보류했다. 초과근무 거부로 인한 임금 하락 문제 등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노동시간을 줄인다는 데는 시와 노사 모두 공감대가 있지만 주4일 근무나 노동시간 상한제 등 세부 방식에선 이견이 있다”며 “실태조사를 통해 효과를 면밀히 검토하고 다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의회도 지난 10월 ‘경기도 공공기관 및 중소기업의 주4일 근무 정규직 도입 지원 조례안’ 심의를 보류했다. 의회는 “주4일제 근무는 우리 사회의 여건상 시기상조이고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적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아 안건 처리를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동=김재산 기자, 김유나 기자 jskimkb@kmib.co.kr
막 오른 ‘주 4일제’ 실험… 경북 화장품기업 22곳 도입
입력 2017-12-15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