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면 신년 달력을 걸어두고 새해 다짐을 한다. 종이달력이 예전만큼 손이 가지 않고 때론 칸막이 용도로 전락하기도 하지만 달력은 여전히 우리 생활에 없어선 안 될 필수품이다.
금융회사들은 이맘때쯤 달력을 만들어 영업점에 배포한다. 달력을 받아오면 우선 명절과 황금연휴를 체크하기 바쁘다. 금융사 달력은 또 디자인이 다양해 ‘그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국민은행 신년 달력은 벽걸이용과 탁상용 두 가지다. 탁상달력에는 이순구 화백 작품을 실었다. 반달눈을 뜨고 목젖이 보이도록 환하게 웃는 얼굴이 보는 이로 하여금 미소를 짓게 만든다. ‘부재중’ ‘식사 중’ 등 의미는 전달되지만 딱딱한 느낌이 드는 문구는 ‘지금은 자리에 없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밥 먹고 빨리 와서 더욱 힘내겠습니다’로 순화했다.
벽걸이용 달력에는 그리움·사랑·꿈 등을 소재로 한 이영철 작가 그림들로 채웠다. 뒷면은 태극기·오목·윷놀이 판 등이 그려져 있어 활용하기 좋다. 기념일이나 중요한 일정을 표시할 때 좋은 스티커도 함께 들어있다. 국민은행은 올해도 달력과 함께 장바구니를 준비했다. 장바구니는 접어서 휴대할 수 있게 만들었다.
신한은행은 ‘신한’으로 운을 딴 2행시를 지었다. 예컨대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2월 달력에는 ‘신기록이 우수수 쏟아지는 한마당 대축제가 열렸습니다’는 문구와 함께 알파인 스키와 피겨스케이팅 일러스트를 실었다. 왼편에는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이라는 슬로건을 적었다. 신한은행은 미리 달력을 받아가는 고객을 위해 올해 11월부터 인쇄했다. 종류는 벽걸이용과 탁상용 두 가지다.
KEB하나은행은 신년 달력에 한국자수박물관이 소장한 전통 조각보를 담았다. 뒷장은 이 달을 표기하고 오른쪽 하단에는 전달과 다음 달을 작게 표기했다.
은행에서 달력을 받아오는 게 일상이었지만 요즘은 인쇄 물량이 줄어 달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비대면 영업이 활성화되면서 창구 방문고객이 줄고 자연스레 달력을 찾는 이들도 사라지는 추세다. 중고시장에는 신년 달력이 거래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객들이 예전처럼 달력을 쓰지 않는다. 어르신 외에는 달력을 찾는 사람도 적다”며 “스마트폰으로 달력을 보다보니 수요가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송금종 쿠키뉴스 기자
“고객님 힘네세요”… 은행 달력 아이디어 톡톡
입력 2017-12-20 1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