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키세븐(lucky seven)’이라는 말이 있듯이 숫자 ‘7’은 행운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숫자가 지니는 기호와 상징에 따라 의미를 부여하곤 한다. 수치·실적 등 숫자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금융권 인사들은 과연 어떤 수(數)를 좋아할까.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축구 마니아로 잘 알려져 있다. 최 위원장이 등번호 64번을 달고 경기에 참여한 일화는 유명하다. 여기서 ‘64’는 금융정책 기조인 ‘생산적 금융’과 ‘포용적 금융’에서 비롯된 것이다. 기업(육)성을 의미하는 ‘6’과 포용적 금융 앞 글자 포(Four)를 합쳐서 64번을 만들었다. 등번호는 최 위원장이 직접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당초 46번을 하려고 했다가 64번이 기억하기 좋아 이렇게 정했다”고 귀띔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위원장배 유관기관 축구대회에서 64번을 단 유니폼을 입고 시축을 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숫자 ‘1’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일류 금융그룹을 지향하면서 사명인 ‘하나’를 뜻하는 1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예부터 숫자 4는 죽음을 뜻하는 사(死)와 발음이 같아 기피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금융권에는 숫자 4를 선호하는 CEO가 있다. 바로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이다.
김 회장은 열렬한 야구팬으로 프로구단인 롯데자이언츠 4번 타자 이대호 선수를 좋아한다고 한다. 평소에 균형을 중시하는 김 회장은 식사를 하거나 모임을 만들 때도 본인을 포함한 네 명이서 즐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숫자 4는 전체와 완전, 조화로운 균형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항상 숫자 4가 속된 말로 나쁘게 풀이되지만 (알고 보면) 가장 중심인 거 같다”며 “모임도 둘 보다는 넷이 더 좋다. 가능하면 네 명을 맞추려고 한다”고 말했다.
숫자 4를 좋아하는 CEO는 한 명 더 있다. 이동빈 수협은행장이다. 이 행장이 좋아하는 숫자는 1·4·7 이다. 이 숫자들은 수협은행이 추구하는 ‘경쟁력 있는 강한 은행’과 일치한다. 숫자 1은 경쟁력을 갖춘 ‘1등 은행’을 하자는 포부를 담고 있다. 숫자 4는 마찬가지로 4번 타자의 ‘4’를 의미한다. 4번 타자가 타율이 좋고 장타력을 지닌 강한 선수이듯 수협은행도 강한 은행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다. 또한 이동빈 행장은 “운수대통을 의미하는 ‘7’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송금종 쿠키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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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읽는 금융인 리더십… 그들은 어떤 수를 좋아할까
입력 2017-12-20 18:27 수정 2017-12-21 1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