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회사 지배구조를 재차 겨냥했다. 금융지주회사 회장 후보군을 선정하는 데 현재 경영진이 과도하게 영향을 미치고, 경영승계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최 원장은 13일 언론사 경제·금융부장과 가진 조찬간담회에서 금융회사 지배구조 검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 경영승계프로그램 운영 실태 등을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최 원장은 “(금융지주사) 회장 후보 추천위원회 구성에 있어 굉장히 비합리적이고 불공정한 방법이 이뤄지고 있다”며 “회장 후보군을 선정하는 데 현 경영진이 과도하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어느 지주사라고 할 것 없이 (승계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후계자 양성 등 승계프로그램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검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원장의 지적은 최종구 금융위원장 발언과 맥을 같이한다. 최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CEO가 가까운 분들로 CEO 선임권을 가진 이사회를 구성해 연임을 유리하게 짠다는 논란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른바 ‘셀프 연임’ 비판이다.
그러나 최 원장은 자율성을 해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특정 개인을 염두에 두고 있지도 않다고 했다. 다만 “지배구조가 금융산업에 미치는 위협요인이 크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앞서 실시한 리스크관리 실태평가 검사 결과를 하나금융에 전달했다. 지난 7일 하나금융 이사회에 CEO 승계 절차, 회장추천위원회 구성 및 운영, 사외이사 선임 절차 등 경영 유의사항과 리스크 프로파일(관리대상 위험)을 설명했다.
김찬희 기자
금융사 지배구조 또 겨눈 최흥식
입력 2017-12-13 22:26 수정 2017-12-13 2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