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투기 광풍을 잡기 위해 ‘가상화폐 긴급 대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에선 ‘규제안’이 아니라 ‘육성안’이라며 반겼다. 주식시장에서 암호화폐(가상화폐) 관련 종목은 강세를 보였다.
가상화폐 투자 관련 인터넷 카페는 13일 정부의 규제안 발표를 앞두고 촉각을 곤두세웠다. 중국처럼 가상화폐 거래를 전면 금지할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 나왔다.
하지만 정부의 ‘가상화폐 긴급 대책’이 나오면서 기류는 달라졌다. 가상화폐 카페에서는 음성적 부분을 덜어내는 육성안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한 투자자는 “건전한 투자자를 보호하고 불건전한 투자자를 배제하겠다는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날 오전 정부의 긴급회의 소집 소식에 가파른 하락세를 그렸던 가상화폐 가격은 대책 발표 후 반등했다. 오전 한때 1790만원까지 떨어졌던 비트코인은 대책이 나온 이후 1800만원 중후반대 가격을 회복했다.
주식시장의 ‘가상화폐 테마주’는 일제히 상승흐름을 탔다. SCI평가정보는 코스닥시장에서 가격제한폭(29.88%)까지 오르면서 4390원에 마감했다. SCI평가정보는 지난달 28일 가상화폐 거래소를 100% 출자 방식으로 개설한다고 발표했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정부의 대책을 일정 요건만 맞추면 가상화폐 거래소를 개설·운영할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다른 가상화폐 관련 종목도 오후 들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비덴트(16.30%), SBI인베스트먼트(14.02%), 옴니텔(9.30%), 한일진공(2.61%), 제이씨현시스템(1.06%) 등이 올랐다.
한편 정부가 이날 오후 2시쯤 내놓는다고 밝힌 보도자료 초안이 오전에 일부 카페에 유출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찬희 기자
가상화폐 투자자들 “정부 대책, 규제 아닌 육성안” 환영
입력 2017-12-14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