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서 기후정상회의 주도
“트럼프 돌아온다면 환영”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기후 정상회의를 주도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리 기후변화협정 무력화에 맞섰다.
마크롱은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원 플래닛 서밋’ 공식 행사에서 각국 정상과 기업 경영자, 투자자에게 파리협정 지지와 지구온난화와의 싸움을 위한 자금 지원을 촉구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원 플래닛 서밋’은 프랑스 정부와 유엔, 세계은행이 파리협정 발효 2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행사로 각국 정상 등이 참여해 ‘기후 정상회의’로 불린다.
마크롱은 회의 개최 연설에서 “우리는 전투에서 지고 있다”며 파리협정을 철회하겠다는 트럼프의 결정을 ‘아주 나쁜 뉴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이 미 정부의 그런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하지는 않았다”며 트럼프의 결정이 국제사회 정서에 반함을 지적했다. 마크롱은 앞서 미국 CBS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돌아오면 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전날 저녁 사전행사에서 기후협정 연구기금을 지원할 프로젝트 18개를 선정해 발표했다. 기금 이름은 트럼프의 대선 슬로건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를 패러디한 ‘다시 지구를 위대하게’다. 마크롱은 지난 6월 트럼프가 기후협정 탈퇴 계획을 밝힌 지 몇 시간 뒤 이 연구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프랑스의 재정 지원을 받게 된 프로젝트 중 13개가 미국 과학자들이 추진하는 연구라는 점도 아이러니다.
NYT는 그럼에도 미국의 불참으로 국제사회가 글로벌 배출가스 목표를 달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가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마크롱 “미국 말고 지구를 위대하게”
입력 2017-12-13 1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