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신경락한의원 조병준 원장의 해독이야기 (17)] 해독, 습관부터 바꿔라

입력 2017-12-14 21:03
조병준 신경락한의원 원장이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중앙로 병원 진료실에서 건강관리 습관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염된 연못이 있다고 하자. 이 연못에 살고 있는 물고기가 피부병도 생기고 건강하지도 않다면 물고기의 건강을 회복시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연못물을 갈아야 한다.

연못의 오염성분을 조사해 이를 중화하는 중화제를 투입해 물을 깨끗하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법 같지만 물고기가 건강하게 살지는 않을 것 같다. 오염된 물을 중화해 물고기들이 근근이 살아갈 순 있겠지만 중화제를 쓰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중화제 약독으로 2차적 문제가 발현될 게 자명한 일이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 등의 질병이 생겼을 때 고혈압약과 당뇨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토록 해 관리하는 건 더러운 연못물을 중화하는 것과 같다.

질병은 원인치료가 중요하다. 원인치료는 오염된 물을 깨끗한 물로 바꿔주고 깨끗한 수질을 유지해 주는 것과 같다. 대부분의 대사성 질환은 비자연적인 생활습관에 의해 독소가 몸에 축적돼 생긴다. 자연적인 생활습관을 만들어주는 게 원인치료인 본치가 될 수 있다.

생활습관이 잘못돼 병이 오는데 먹고 싶은 음식을 입맛 당기는 대로 먹으면서 쉽고 간단하게 약 몇 알 먹고 병만 치료하려고 해선 안 된다. 병에 걸렸다면 약도 필요하겠지만 먼저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한 번 뒤돌아봐야 한다.

병이 되는 습관을 반성하고 이를 바꾸는 고통을 감수하며 겸손한 마음으로 잘못된 부분을 찾아내어 변화시켜야 한다. 고통이 따를 수 있다. 무슨 일이든 고통 없이 좋은 결과가 없지 않은가.

편하고 쉽게만 병을 치료하려고 하므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한의원은 환자의 생각을 바꿔주는 게 치료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여긴다. 따라서 많은 상담시간이 필수적이다. 생각을 바꿔야 행동이 바뀌고 습관이 바뀐다.

당장 증상을 치료하는 게 중요하긴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다시 그러한 증상이 생기지 않도록 좋은 습관을 갖는 것이다. 건강한 몸을 만들어 주는 게 진정한 치료이기 때문이다. 오염된 연못은 먼저 오염된 물을 빼주고, 오염물질이 더 이상 들어오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생활습관이 원인인 현대인의 불치병 치료는 환자 자신이 해나가야 한다. 의사는 도와주는 것뿐이다. 오염된 물을 빼주는 것은 의사의 몫이다. 대소변, 땀, 호흡 등으로 오염된 물이 빠져나가도록 한약과 효소를 통해 독소를 배출시키도록 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오염된 물이 다시 들어오지 않고 깨끗한 물이 지속되도록 유지하는 것인데 그건 환자의 몫이다. 환자 스스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만들어가야 한다.

첨가물이 많은 가공식품은 되도록 절제하고, 자연 그대로의 식생활을 하는 데 힘을 쓴다. 즐겨 먹던 케이크와 아이스크림, 튀김, 음료수 등을 절제하기 쉽지 않다. 허나 생각을 바꾸고 왜 변화가 필요한지 확실히 이해하면 반드시 이런 식생활은 바꿀 수가 있다.

오늘을 참는 데 10의 힘이 필요했다면, 내일은 9의 힘만 있으면 되고, 모레는 8의 힘만 있으면 된다. 이것이 결국 생활습관이 되는 것이다. 습관이 되면 별로 힘들이지 않고 절제할 수 있다.

해독이 잘돼 몸이 건강해지면 몸의 원래 기능과 감각이 되살아나 전에 그렇게 즐겨먹던 것이어도 내 몸에 안 좋은 음식은 먹고 싶지 않게 된다. 토끼는 풀을 줘도 맘껏 먹지 않는다. 몸에 해로운 풀은 줘도 먹지 않고 선별해서 먹는다. 우리도 몸에 해로운 음식을 선별할 수 있는 자생력이 있다. 분별없이 입맛 위주로 음식을 먹는 문화에 의해 해로운 음식을 즐겨먹는 습관을 들인 것이다.

병이 낫고 건강해지면 그렇게 좋아하던 프라이드치킨 같은 가공식품들이 별로 당기지 않게 되고, ‘내가 이것을 왜 먹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러면 완치된 것이다. 만일 병을 다 치료해도 예전처럼 잘못된 음식을 먹는다면 치료는 아직 끝난 게 아니다.

20세의 K군은 7세부터 시작된 아토피가 온몸에 심하게 일어나 무척 괴롭다고 했다. 얼굴은 수포처럼 일어나고 피부색은 붉고 거무튀튀한 건조한 피부로 덮여있었다. 학교에서 사람 만나기가 두렵다고 절망적인 눈빛으로 말했다. 그동안 계속 피부약을 복용해 왔다고 하는데 이해가 안 된 것은 10년 넘게 치료를 받았는데도 독소를 축적하는 식품을 먹지 않도록 지도받은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음식을 조사하고 한약과 효소를 통해 축적된 독소가 빠져나가도록 했더니, 2개월 뒤 독소의 축적물인 지방이 10.6㎏이나 빠지고 피부가 재생되기 시작했다. 3개월째 그는 “이제 괜찮아요, 너무 좋아졌어요”라고 했다.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