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된 마을의 삭막하고 밋밋한 회색 콘크리트 담장에 그려진 벽화가 지역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13일 충북 청주시에 따르면 6·25 당시 피란민 정착촌이었던 수동 수암골은 2008년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이뤄진 벽화작업으로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도심의 초라한 달동네였던 이 마을은 한해 방문객이 10만여명에 달하는 지역의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수암골에는 옛 모습 그대로인 1970년대의 풍경, 골목길 벽화, 드라마 촬영지, 카페촌 등이 조성돼 있다. 시는 이 마을에 매년 벽화 관리비로 10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단양군의 새로운 관광명소인 단성 벽화마을도 추억 여행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단성 벽화마을이 조성된 상방마을 500여m 골목길 담장은 1960∼70년대 옛 단양 풍경을 비롯해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 다채로운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 벽화마을은 화가와 조각가 등 전문예술인부터 미술학도까지 다양한 이들이 참여해 2014년부터 조성했다.
영동군 양산면 가선리의 이색적인 마을 벽화는 상수원관리지역 주민지원 사업비 5300만원을 들여 지난해 완성됐다. 400m의 마을 둘레길 곳곳에 벽화와 아기자기한 조형물이 설치돼 시골 마을 분위기가 생동감 넘치게 바뀌었다. 이곳은 충남 금산군과 경계에 있는 작은 마을로 어죽, 도리뱅뱅이 등 향토 음식이 유명해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콘크리트 담벼락이 역사와 문화가 숨 쉬는 벽화로 재탄생해 새로운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며 “지속적인 사업 발굴을 통해 많은 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달동네 벽에 色 입히니 관광명소로
입력 2017-12-13 2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