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취임 후 6개월이 지나도록 1급 인사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새 정부 출범 이후 1급 인사가 없었던 부처는 공정위가 유일하다.
연초를 앞두고 공정위 1급 이상 고위직 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급 인사의 관건은 부위원장(차관급) 교체 여부다. 아직 신영선 부위원장의 임기가 2년 남았지만 ‘전 정권 사람’이라는 인식 때문에 교체 가능성이 제기된다. 청와대와 여당에서는 신 부위원장 후임으로 신동권 사무처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처장은 문 대통령과 같은 경희대 출신으로 노무현정부 시절 문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 근무를 한 전력이 있다.
하지만 신 부위원장에 대한 김 위원장의 신임은 두텁다. 공정위 안팎에서는 김 위원장이 청와대와 여당의 부위원장 교체 의견에 크게 개의치 않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신 부위원장이 ‘롱런’할 경우 신 처장의 입지가 불안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 처장은 2015년 1월 1급 자리인 공정위 상임위원에 임명됐다. 하지만 지난 1월 정재찬 공정위원장 시절 사무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처장으로 옮기지 않았을 경우 다음 달이면 상임위원 3년 임기를 마치고 옷을 벗는 수순이었다. 공정위 고위직 인사 적체가 심한 상황에서 신 처장이 부위원장으로 승진하지 않으면 후배들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고시 동기이기도 한 ‘양신’(신영선·신동권) 중 한 명은 퇴직 위기에 몰린 셈이다.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13일 “공정위에서 실무 과장을 한 번도 안 해본 신 처장을 부위원장으로 승진시키기에는 김 위원장이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관가 뒷談] 김상조 ‘文의 동문’ 승진 인사할까
입력 2017-12-14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