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자친구가 “같이 죽자”며 납치한 여성을 경찰이 신속한 판단으로 5시간여 만에 구출했다. 서울에서 간접 신고를 받은 경찰은 코드제로를 발령, 강원도 강릉에서 범인을 잡았다.
강릉경찰서는 13일 오전 3시30분쯤 강릉 성산면의 한 도로에서 전 여자 친구 A씨(25)를 납치해 도주하던 김모(24)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A씨를 차에 태워 납치 중이던 김씨는 경찰 검문을 뿌리치고 도주하다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멈춰 섰다. 그는 차를 버리고 인근 하천변에 숨어 있다가 붙잡혔다.
서울 동대문경찰서가 처음 A씨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것은 13일 오전 1시가 가까운 시간이었다. 신고자는 경찰에 A씨로부터 ‘무섭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고 알렸다. 신고내용을 확인한 경찰은 A씨가 납치당했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코드제로를 발령했다. 시민 생명이 위험한 중요범죄 상황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동대문경찰서는 휴대전화 위치추적으로 김씨의 위치를 파악해 강릉경찰서에 공조를 요청했다. 강릉경찰서는 서부지구대원들을 긴급배치, 신고가 접수된 지 3시간여 만에 김씨를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가 A씨를 납치한 것은 12일 오후 10시20분쯤이었다. 이날 A씨와 함께 식당에 들렀던 김씨는 “집에 데려다 주겠다”며 A씨를 유인했다. A씨가 순순히 따라오지 않자 강제로 차에 태웠다.
곧 공포의 질주가 시작됐다. 김씨는 “함께 죽고 싶다”고 A씨를 협박했다. 과도를 소지한 채 강원도 고성·속초·강릉·인제 일대를 오갔다. A씨는 김씨가 경찰에 체포될 때까지 5시간 동안 두려움에 떨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같이 죽자” 前 여친 납치해 도주… 경찰, 신속 대응 5시간 만에 구출
입력 2017-12-14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