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 쓰고 보자”… ‘기타대출’ 증가폭 또 사상 최대

입력 2017-12-13 18:33 수정 2017-12-13 23:27

지난달 3조7000억 늘어나
인터넷은행 대출 고공행진
국내외 할인 행사도 영향
주택담보대출은 정체 뚜렷

문재인정부가 8·2 부동산 및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동원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을 옥죄자 이를 제외한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이 2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로 폭증했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용대출 영업에 더해 국내외 할인 행사가 몰리면서 일단 ‘빌려서 쓰고 보자’는 수요가 늘었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11월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은행권 기타대출은 지난달 3조7000억원 늘어난 194조5000억원의 잔액을 기록했다. 월별 증가폭으로는 2008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이며 기존 최대치이던 10월 증가분(3조5000억원)을 또다시 넘어섰다.

한은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용대출 지속’을 첫 번째 원인으로 꼽았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11월 신규 신용대출은 7000억원 수준으로 10월 8000억원 증가분보다는 조금 줄었지만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달 국내에서는 코리아세일페스타, 해외선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행사가 동시 열리며 일시적으로 결제성 자금 수요가 늘기도 했다. 신규 주택 입주자 증가로 인한 세금 납부 및 가전제품 소비도 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의 정체는 뚜렷하다. 11월 은행 주택대출은 3조원만 늘어 10월 3조3000억원보다 증가폭을 줄였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전달보다 배 가까이 늘어난 7000가구를 기록했지만 집단대출 증가폭이 축소되면서 진정세를 보였다.

금융위원회는 이와 별도로 은행과 제2금융권을 모두 합친 11월 가계대출이 10조1000억원 늘었다고 밝혔다. 증가 규모로는 지난해 11월 15조2000억원 이후 1년 만에 최대 폭이다.

한은 금융시장국 관계자는 “주택대출은 8·2 대책 이후 억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용대출이 포함된 기타대출 전망에 대해선 “상여금 지급 여부 등으로 월별 변동이 큰데 연말 연초 성과급 지급으로 증가폭이 다소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