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완 윌리엄스 전 캔터베리 대주교가 ‘제자로 사는 삶’에 대해 나지막이 들려주는 이야기다. 성공회 수장을 지낸 윌리엄스 신부는 깊은 영성과 삶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아름답고 기품 있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는 “제자, 곧 배우는 자가 된다는 것은 쉬지 않고 바라보며 귀 기울여 듣는 일로 이뤄지는 삶의 상태”라고 정의한다. 구체적으로는 “우리의 행동이나 생각하고 말하고 행하는 방식이 그리스도와 그분의 영을 향해 열려 있는지를 꾸준히 묻는 것”이다. 두 번째로 “우리가 교회로서 어떻게 학습 공동체를 계속 유지하며,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하나님과 깊은 관계를 맺어 성숙해 가느냐와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모두 140쪽의 짧은 책에 2007년 4월 펄크럼 콘퍼런스에서 했던 강의 등 6차례 강연을 정리한 글들을 담았다.
특히 ‘사회 속의 신앙’ 부분에서는 종교인 과세, 교회 세습 등의 문제로 교회가 사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이 새겨볼 만한 내용이 적잖다.
그는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국가를 교회로 변화시키려고 노력하는 대신, 인간성을 최고로 구현하는 공동체 삶의 형식과 방향을 국가와 전체 문화에 제시한다”고 적었다.
한마디로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세상 집단은 결코 생각할 수 없는, 세상과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공동체를 위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책장마다 밑줄을 치고 문장의 의미를 곱씹어볼 만한 메시지들이 가득하다.
김나래 기자
영성과 삶에 대한 기품 있는 이야기… 한국교회에 주는 교훈 적잖아
입력 2017-12-14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