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선수 200명 이상 평창 올 듯

입력 2017-12-13 00:02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자국 선수들의 개인 자격 출전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12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ROC는 이날 모스크바에서 올림픽 출전 후보 선수들과 코치들 그리고 개별 종목 협회 대표들이 참석한 올림픽 회의를 열어 평창올림픽에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고 싶다는 자국 선수들의 요청을 승인하기로 했다. 올림픽 회의에선 ROC 지도부와 집행위원회가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를 지원하기 위한 모든 조처를 취한다는 결의도 이뤄졌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올림픽 회의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징계로 국가 차원의 출전이 금지된 러시아 선수들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선 먼저 IOC의 초청을 받아야 한다. 지금까지 평창올림픽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힌 러시아 선수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IOC의 초청을 받은 선수들은 모두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알렉산더 주코프(사진) ROC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잠재적으로 200명 이상의 선수가 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보지만 초청자 수는 IOC가 결정하기 때문에 섣불리 전망하진 않겠다. 러시아 대표들이 오는 15일 스위스 로잔으로 가 IOC 실무그룹과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 조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일 IOC는 집행위원회를 열어 국가 주도의 도핑 스캔들을 일으킨 러시아의 평창올림픽 출전을 금지하기로 했다. 다만 IOC는 엄격한 심사를 거쳐 도핑 문제가 없는 선수에 한해 개인 자격 출전을 용인하기로 했다. 이들은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lympic Athlete from Russia·OAR)’로서 평창올림픽 참가가 가능하며, 국가명과 국기 대신 ‘OAR’이란 명칭과 올림픽 오륜기를 사용해야 한다. 금메달을 따도 시상식에서는 러시아 국가 대신 ‘올림픽 찬가’가 울리게 된다.

일각에서는 징계에 불만을 가진 러시아가 평창올림픽을 전면 보이콧 할 가능성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우리 선수들이 중립국 선수 자격으로 올림픽 참가를 결정한다면 이를 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출전 쪽으로 분위기가 흘렀다. 결국 ROC는 내부 논의 끝에 OAR 자격으로 선수를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쇼트트랙 황제’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과 ‘피겨 요정’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 등 러시아 스타들이 평창올림픽에 출전하는 길이 열림에 따라 대회는 좀 더 활기를 띨 전망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