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내년 19조 투자… 1만명 고용” 김동연 “규제 풀 것”

입력 2017-12-12 21:31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12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LG그룹과 현장 소통 간담회를 시작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구본준 LG그룹 부회장(가운데)이 김 부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서영희 기자

취임후 첫 대기업 찾은 金부총리, LG그룹서 소통 간담회

車부품·OLED·인공지능 등
혁신성장 부문 집중 투자키로
상생 가이드라인 요청도

김동연 “상생협력 모범” 화답
신산업투자 땐 규제 개혁 약속

LG그룹이 12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방문에 맞춰 19조원에 달하는 내년도 신규 투자 보따리를 풀었다. 정부가 경제 성장의 한 축으로 삼고 있는 혁신성장 분야 등에서 모두 1만명을 신규 채용한다는 일자리 구상도 밝혔다.

김 부총리와 관계부처 차관들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구본준 ㈜LG 부회장 등 LG그룹 최고경영자 및 협력사 대표들과 첫 현장소통 간담회를 열었다.

오전 11시부터 1시간 정도 진행된 간담회에서 LG는 신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한 투자·고용 계획을 소개했다. 우선 자동차부품, 에너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인공지능, 5세대(5G) 이동통신 등 혁신 성장 분야를 포함해 전년(17조6000억원) 대비 8% 증가한 19조원을 신규 투자키로 했다. 연구·개발(R&D) 확대와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분야 등에 인력 1만명도 새로 뽑기로 했다.

문재인정부 들어 강조되는 상생협력 생태계 구축을 위해 내년 협력사를 상대로 8581억원의 무이자·저금리 대출도 운용키로 했다. 지난 7월 LG디스플레이가 밝힌 1000억원의 무이자 대출 계획에 이어 그룹 차원에서 지원 규모를 늘린 것이다. 상생 협력 범위도 거래 관계 개선과 자금지원 중심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환경, 안전·보건, 에너지 등의 분야로 확대한다.

간담회에서는 정부 정책에 대한 건의와 의견 교환도 이뤄졌다. LG는 2, 3차 협력사에 대한 상생협력 노력이 1차 협력사에 대한 부당한 경영 간섭으로 비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LG 측 제안을 긍정 검토키로 했다.

또 공정위는 사익 편취 우려 등이 없는 계열사 확장을 무조건 반대하지 않고 중소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인수·합병(M&A)은 오히려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한국산 세탁기 및 태양전지 세이프가드 조치에 대한 정부 협조와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에 대한 안정화 방안도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취임 후 처음 대기업을 찾은 김 부총리는 LG에 대해 “지배구조 개선이나 상생 협력의 모범 기업”이라고 칭찬한 뒤 대기업도 혁신성장의 중요한 축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고용 창출이 수반되는 신산업 분야 투자가 이뤄지면 정부도 규제개혁에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기업과 현장 소통도 계속될 것을 예고했다. 김 부총리는 “(향후 일정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자율주행 차량이나 신재생에너지 등 신산업 분야 중견기업을 만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간담회에 앞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과 LG전자 협력사인 동양산업 박용해 대표를 언급하며 “제가 상고를 나왔는데 조 부회장님은 공고 출신, 박 대표님도 상고 출신”이라며 “정부, LG 최고경영자, 협력사 대표가 특성화고를 나와서 개인적으로 반갑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세종=정현수 기자 hgkim@kmib.co.kr, 사진=서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