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동남아에 거점” 印尼서 상용차 만든다

입력 2017-12-12 21:35

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 알타 그라하(Artha Graha·AG)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인도네시아 상용차 시장에 진출한다. 일본 업체들이 90% 이상 장악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상용차 시장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 문재인정부 신남방정책의 첫 번째 결과물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현대차는 12일 서울 여의도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에서 AG그룹과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사진)했다. AG그룹은 1973년 설립된 인도네시아 10위권의 대기업이다.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상용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대리점의 모기업이기도 하다.

협약식에는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실장과 인도네시아 우마르 하디 주한 대사, 트리아완 무나프 창조경제위원장, 현대차 상용사업담당 한성권 사장, 상용수출사업부 이인철 전무 및 AG그룹 이키 위보우 사장 등이 참석했다.

우마르 하디 대사는 “글로벌 기업인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양국의 경제 협력 관계가 더욱 증진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고, 이인철 전무도 “인도네시아 합작 법인이 양국 경제 협력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합작법인을 설립해 급성장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상용차 시장에 조립 생산기지는 물론 판매망과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는 자카르타에서 대규모 매립지 건설, 광산개발 등이 진행되면서 상용차 수요가 크게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7만대 수준이던 인도네시아 상용차 수요는 올해 7만6000여대로 성장했고, 2020년에는 1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합작법인은 내년 5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상용차 전문으로 설립돼 생산·판매·AS 등 자동차 산업의 전 과정을 총괄한다.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생산을 시작해 연간 2000대의 현지 맞춤형 차량을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설립 초기에는 대형트럭 엑시언트와 중형트럭 뉴마이티를 투입하고 지속적으로 현지에 적합한 신차를 투입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합작법인이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인근 국가로의 수출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상용차 시장은 일본이 1970년대부터 현지에 조립공장을 가동하면서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 계약 체결은 지난달 9일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인도네시아 비즈니스 포럼에서 ‘신남방정책’을 발표한 이후 탄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대표기업이 손을 잡은 것은 아세안 국가와 적극적인 경제협력에 나서겠다는 현 정부 정책 기조를 반영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