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마지막 궁중장식화인 창덕궁 희정당(熙政堂)의 금강산 벽화 2점이 제작된 후 97년 만에 사실상 처음 일반에 공개된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지난해 12월 보존처리를 마친 근대 서화가 해강(海岡) 김규진(1868∼1933)의 ‘총석정절경도(叢石亭絶景圖)’와 ‘금강산만물초승경도(金剛山萬物肖勝景圖)’를 13일부터 ‘창경궁 희정당 벽화 특별전’을 통해 선보인다. 12일 언론에 공개된 그림은 금강산을 눈앞에서 보는 듯 장관을 연출했다.
희정당은 국왕이 국정을 보던 편전 역할을 했으나 경운궁에 머무르던 순종이 1907년 창덕궁으로 거처를 옮기며 접견실로 사용됐다.
1917년 화재가 발생해 1920년 재건됐는데, 겉모습은 조선식이지만 내부는 서양식으로 꾸며졌다. 이때 대청의 동쪽과 서쪽 벽 전체에 전에 없던 대규모 벽화를 붙여 장식했다. 영친왕의 서예 스승을 지내던 당대 인기 화가 김규진이 그린 것이다. 비단에 그린 그림을 종이에 배접해 벽에 붙이는 부벽화(付壁畵) 형식으로 제작됐다. 세로는 195.5㎝로 같고, 가로는 서벽을 장식한 금강산만물초승경도가 882.9㎝로 동쪽 벽화인 총석정절경도보다 0.4㎝ 길다.
세월이 흘러 훼손이 되면서 2015년 8월 분리해 보존처리를 거쳤고, 벽화가 있던 자리에는 현재 모사도가 걸려 있다. 원본은 고궁박물관에 보관돼오다 이번에 대중과 만나는 것이다.
2005년 한 차례 공개된 적은 있지만 전각의 규모가 커 멀리서만 확인이 가능했다. 전시는 내년 3월 4일까지.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조선 최후의 궁중장식화 ‘희정당 벽화’ 97년 만에 첫 공개
입력 2017-12-12 18: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