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51)는 깜짝 놀라 눈을 비비고 다시 봤다. 지난 6일 오후 ‘SB톡톡’ 애플리케이션으로 B저축은행에서 파는 비대면 예금상품에 가입했다. ‘SB톡톡’은 저축은행중앙회가 운영하는 앱이다. 영업점포를 찾지 않고 여러 저축은행 상품을 비교할 수 있다. B저축은행은 연 2% 수준 금리를 주는 만기 6개월과 1년 예금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A씨는 만기를 더 짧게 하고 싶어 기간을 3개월로 변경했다. 그랬더니 연 4% 금리를 제공하는 예금상품이 검색됐다. 생각보다 금리를 높게 주자 A씨는 서둘러 가입 신청을 하고 입금까지 마쳤다.
그런데 2시간 뒤 B저축은행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입력 실수가 있었다. 제공하는 상품은 만기 6개월과 1년뿐이다”면서 가입한 상품을 해지할 수 있는지 물어왔다. A씨는 모바일 거래에 서툰 탓에 30분이나 걸려서 가입한 거라며 거절했다. 하지만 B저축은행은 거듭 해지를 요청했다. A씨는 “B저축은행에서 강제로 해지하거나 다른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다”고 했다.
A씨는 어떻게 해야 할까. 금융 당국에 따르면 귀책사유는 B저축은행에 있다. A씨는 예금을 해지할 필요도 없고, 연 4%라는 금리를 그대로 받을 수 있다. 저축은행 측에서 강제로 해지할 수도 없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12일 “만약 저축은행에서 일방적으로 예금을 해지한다면 금융감독원 민원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B저축은행 관계자도 “우리 측 잘못이기 때문에 A씨에게 계약한 금리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권은 ‘비대면 거래’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저축은행들도 비대면 영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지만 상대적으로 열악한 인프라 때문에 허점을 노출하기 쉽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개별 저축은행이 금리가 바뀔 때마다 새롭게 입력해야 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글=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삽화=전진이 기자
[비즈카페] ‘4% 예금’ 폰뱅킹으로 들었더니, 은행이 “실수”라는데…
입력 2017-12-13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