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여성 등단작가 ‘김명순’ 재조명

입력 2017-12-12 18:36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등단 작가인 김명순(1896∼1951·사진)의 삶과 문학을 조명하는 학술심포지엄 ‘다시 살아나라, 김명순!’이 12일 서울 중구 ‘문학의집 서울’에서 열렸다. 김명순 등단 100주년을 맞아 열린 행사로 문학평론가인 송명희 부경대 명예교수가 기조발제를 하고 서정자 초당대 명예교수가 논문을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김명순은 1917년 월간 종합지 ‘청춘’에 단편 ‘의심의 소녀’를 발표함으로써 우리나라 최초의 등단 여성작가가 됐다. ‘의심의 소녀’는 이듬해 발표된 나혜석의 ‘경희’로 이어지면서 근대 여성소설의 첫 장을 열었다. ‘청춘’은 최남선이 창간한 잡지로 이광수가 김명순의 작품을 심사하고 추천했다고 송 교수는 소개했다.

평양 출신인 김명순은 서울 진명여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유학을 다녀온 신여성이었다. 그는 ‘창조’와 ‘폐허’의 동인으로 활동했고 ‘매일신보’ 기자로 일하기도 했다. 그러다 1924년 김기진이 잡지 ‘신여성’에 김명순의 외모 출생 문학 등을 비하하는 ‘김명순씨에 대한 공개장’을 쓰면서 김명순은 남성 중심 문단에서 큰 상처를 받는다.

서정자 교수는 “‘미디어 테러’에 가까운 김기진의 인물평에도 불구하고 김명순은 꿋꿋이 문학으로 대항했다”고 말했다. 김명순의 작품집으로는 ‘생명의 과실’ ‘애인의 선물’ 등이 있다. 소설 21편, 시 107편, 희곡 3편, 수필과 평론 18편 등을 남겼다. 39년 일본으로 건너간 김명순은 아오야마 뇌병원에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