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사드, 韓·中 역지사지 필요”

입력 2017-12-12 00:03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중국 국영방송인 CCTV와의 인터뷰에서 진행자 쉐이쥔이(水均益)의 질문을 듣고 있다. 인터뷰는 11일 오후 방송됐다. 청와대 제공

中CCTV 인터뷰

“단숨에 풀 수 없는 문제는
시간 두면서 해결해 나가야

中 안보이익 침해 없도록 유의
美로부터 여러번 다짐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과의 사드(THAAD) 갈등에 대해 “역지사지하면서 해결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드 문제를 수면 아래 묻어두려는 우리 정부와 국가적 자존심이 걸려있다고 생각하는 중국의 입장차를 인정하고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11일 방송된 중국 CCTV와의 인터뷰에서 “사드 문제에 관해서 한국과 중국은 각각의 입장을 가지고 있다”며 “단숨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시간을 두면서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사드 배치가 중국의 전략적 안보이익을 해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사드가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방어 목적을 넘어서서 중국의 안보적 이익을 침해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할 것”이라며 “그 점에 대해서는 미국으로부터 여러 번 다짐을 받은 바 있다”고 강조했다.

사드 배치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자위적 방어조치임도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 능력을 굉장히 빠르게 고도화하고 있는데 한국은 특히 고고도미사일에 대해서 자체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을 갖고 있지 못하다”며 “그런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사드 도입을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요구하는 ‘3불 조치’(사드 추가 배치, 미국 미사일방어체계 편입, 한·미·일 군사동맹화 거부)에 대해서는 “한국은 이미 사드에 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것은 결코 새로운 입장이 아니라 과거부터 지켜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3불 조치’는 역대 정부에서 밝힌 일관된 입장이라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그런 입장에서 서로 깊은 이해를 이룬 것이 10월 31일 양국 외교 당국 간 관계 정상화 협의”라며 “그래서 사드 문제는 별개로 해결해 나가면서 양국 간 경제·문화·정치·안보·인적교류·관광 분야에서 새로운 25년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11일 2차 정상회담 당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양국 관계의 새로운 출발, 좋은 시작이라고 말했다. 저도 완전히 공감한다”며 “이제 한·중 양국이 사드의 아픔을 딛고 새로운 발전의 시대를 위해서 함께 나아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