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이상화’ 불투명 한국 女빙속… 평창 이후가 걱정

입력 2017-12-12 05:06
‘빙속 여제’ 이상화가 9일(한국시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유타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4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A(1부 리그) 레이스에서 힘차게 질주하고 있다. AP뉴시스

월드컵 500m 0.25초 뒤져 2위
이번 시즌 고다이라 벽 막혀

최근 기록 차 점점 좁혀
아웃코스 징크스도 극복


이상화(28)는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과 2014 소치동계올림픽 500m에서 잇따라 금메달을 따내며 ‘빙속 여제’라는 칭호를 얻었다. 반면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31)는 각각 12위와 5위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이상화는 고다이라에게 밀리고 있어 ‘올림픽 3연패가 무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고다이라와 이상화의 기록 차가 좁혀지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500m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고다이라는 지난 10일(한국시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유타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7-2018 국제빙상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4차 대회 500m 디비전A 2차 레이스에서 36초54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이상화는 0.25초 뒤진 36초79로 결승선을 통과해 2위를 차지했다.

여자 500m에서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이상화는 이번 시즌 고다이라의 벽에 막혀 한 번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 시즌 한 차례도 36초대를 기록하지 못했던 이상화는 무릎 통증에서 벗어나며 이번 시즌 월드컵 3차 대회부터 3회 연속 36초대 레이스를 펼쳤다.

윤의중 대한빙상경기연맹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이사는 1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상화는 2차 월드컵에서 고다이라에게 1초, 0.88초 뒤졌는데, 4차 월드컵에선 0.2초대로 격차를 줄인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며 “이상화는 평창올림픽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상화는 올림픽을 즐길 줄 알지만, 큰 무대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던 고다이라는 평창올림픽에서 심리적으로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상화는 아웃코스 징크스도 극복했다. 아웃코스를 선호하는 이상화는 지난 시즌 바깥쪽에서 출발했을 때 균형이 무너지곤 했다. 무릎 부상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안쪽으로 들어갈 때 중심을 잘 잡고 있다. 한 빙상 전문가는 “이상화는 현재 정상 컨디션을 약 90% 회복한 것 같다. 체력을 다지고 기술을 정비한다면 평창올림픽에서 충분히 고다이라를 꺾을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