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수능 채점 결과] 문과 국어, 이과 수학·과학탐구가 당락 가를 듯

입력 2017-12-11 18:24 수정 2017-12-11 23:36
국·영·수 등 수능 난이도 분석

문과 수학 나형 1등급컷
작년보다 2점 하락 129점
절대평가 ‘영어’ 영향력 상실

변별력 하락·동점자 늘어
상위권 치밀한 전략 필요

서울대 경영대 397점 예상
연세대 의예·경영 395점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는 ‘불수능’이란 당초 평가와 달랐다. 난이도를 보여주는 척도들이 대체로 지난해보다 쉬웠던 쪽으로 기울었다. 다만 올해 수능은 결시율이 역대 가장 높았고(10.5%), 상위권에서 졸업생 비율이 증가했기 때문에 실제 난도가 낮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입시전문가들은 상위권 학생의 경우 정시 지원 때 안정지원 추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포항 지진으로 대입 일정이 밀리면서 정시 모집은 내년 1월 6일부터 시작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11일 발표한 수능 채점결과를 보면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은 134점이었다. 지난해 수능 139점보다 5점 하락했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시험이 쉬우면 떨어진다. 상위권 변별력을 보여주는 표준점수 최고점과 1등급 구분점수(컷) 사이 점수차도 줄었다. 만점자와 1등급에 턱걸이한 수험생의 점수차를 말하는데 격차가 클수록 변별력이 높은 시험이다. 지난해에는 9점 차이였는데 올해는 6점으로 줄었다.

문과생이 치르는 수학 나형은 전통적으로 문과 변별력의 핵심 영역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변별력이 다소 하락했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135점으로 지난해 137점보다 2점 하락했다. 1등급컷 역시 지난해 131점에서 129점으로 하락했다. 전체 1등급 인원은 2만5788명이었다. 반면 수학 가형은 대체로 변별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됐다.

영어는 1등급과 2등급을 합치면 29.68%다. 주요 대학들이 영어 반영 비율을 낮춰 놓아 영어는 변별력을 상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가스터디 남윤곤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변별력 하락과 동점자 증가로 상위권 눈치작전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위권 수험생들은 골치 아프게 됐다. 국어 수학 영어 변별력이 대체로 하락했기에 탐구 영역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사회탐구의 경우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세계지리, 동아시아사, 법과 정치, 경제 과목은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을 확보할 수 있다. 9개 과목 중 6개 과목이 표준점수 최고점과 1등급컷이 같다. 특히 경제 과목은 1등급 비율이 11.75%로 2등급이 존재하지 않아 한 문항만 틀려도 3등급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과학탐구는 지구과학Ⅰ과 물리Ⅱ의 난도가 높았는데 특히 물리Ⅱ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이 71점으로 지구과학Ⅱ(66점)보다 5점 높았다. 과학탐구는 선택과목의 유·불리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동점자가 전년도보다 많아지고 상위권의 점수가 예년보다 촘촘해진 만큼 대학별 수능 반영 비율 등을 고려해 치밀하게 전략을 세우고 눈치작전도 병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과 수험생은 영어 수학 사회탐구 변별력이 떨어져 국어 점수가 당락을 가를 중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과 수험생은 영어 절대평가의 여파로 대학들이 과학탐구 반영 비율을 높여 놨다. 따라서 수학과 과학탐구가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수능은 총점이 같아도 대학별로 영역별 가중치나 가산점 등이 달라 당락을 가르는 환산점수가 다르다. 같은 대학도 모집단위별로 수능 반영 영역이나 영역별 반영 비율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희망 대학의 수능 환산 점수를 비교해 조금이라도 유리한 수능 반영 방법을 찾아야 한다. 올해는 영어 절대평가 전환 여파로 수능 활용 방식이 달라진 곳이 많아 특히 더 주의해야 한다. 입시 전문가들은 가/나/다군 등으로 모두 3회 지원이 가능하므로 군별 지원 가능대학을 정리한 노트를 만들라고 조언한다. 군별로 3∼4개 지원 가능 대학과 상향 대학을 구분해 정리해놓으면 원서 접수 때 혼란을 줄일 수 있다.

입시 업체들은 서울권 최상위권 학과의 경우 국어·수학·탐구 합산 380∼390점대(표준점수 기준) 정도로 내다봤다. 영어 1등급을 받았다는 전제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전망치를 보면 서울대는 의예 395점, 경영대학 397점, 정치외교학부 395점이다. 고려대는 의과대학 393점, 경영 395점이었다. 연세대는 의예·경영 395점으로 나타났다. 서울권 의대는 대체로 390점 초·중반이고, 다른 주요 학과들은 380점 초·중반에서 지원자 점수대가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