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앙경제공작회의’ 주목
경제상황 진단하고 전략 제시
시진핑 2기 경제정책 ‘방향타’
사회주의 틀에 시장경제 융합
시진핑 중학 동창 류허가 주도
‘시진핑(習近平) 2기 체제 경제’의 첫 맨얼굴이 조만간 드러난다. 중국의 절대권력자로 떠오른 시 국가주석이 지난 10월 공산당대회에서 30여년을 내다보고 천명한 정책기조가 반영된 경제 분야 청사진이 이달 중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중국시장 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 경제의 속성상 눈여겨볼 수밖에 없는 행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회의에서 다뤄질 내용을 10일 조명했다.
경제공작회의는 1994년 이래 매년 12월 중순 중국의 당·정 주요 인사들이 그해 경제성과를 평가하고 이듬해 경제정책을 논의하는 자리다. 회의는 삼엄한 보안 속에 베이징 소재 한 호텔에서 비공개로 진행되며 결과도 요약본으로만 간략히 공개된다. 연례행사지만 이번 회의는 특히 중요하다. 시 주석이 19차 공산당대회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획득한 이래 처음 구체적인 경제정책이 만들어지는 자리여서다.
시 주석은 당대회에서 30여년에 달하는 초장기 계획을 공언했다. 그는 “건국 100주년 즈음인 2050년까지 전체 인민의 공동부유(共同富裕·모두가 잘사는 것)를 기본적으로 실현한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겠다”면서 “우선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발전시켜 2020년까지 전면적 샤오캉(小康·중산층이 많은) 사회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때문에 이번 경제공작회의가 내놓을 내년도 경제정책은 수십년 장기정책의 향방을 가늠해볼 첫 단서다.
‘예고편’은 이미 나왔다. 실물경제 지원을 늘리고 정부·기업부채 등 금융 위험요소는 최소화한다는 게 전체적인 그림이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8일 공산당 중앙위원회 회의에서 내년에 추진할 3대 경제과제로 ‘금융위기 해소’ ‘빈곤 퇴치’ ‘환경 보호’를 내세웠다. 2015년 발표한 13차 5개년 계획(2016∼2020년)에서 ‘성장방식 전환’과 ‘산업 고도화’를 내세웠던 것과도 맥락이 맞닿아 있다.
향후 경제정책 수립 과정에서 ‘브레인’ 역할을 할 인물은 시 주석의 중학교 동창인 류허(劉鶴)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이다. 대표적 시장주의자로 중국 경제 5개년 정책과 당 경제정책 수립에 수차례 참여한 바 있다. 시 주석이 공개적으로 “나에게 매우 중요한 사람”이라고 밝혔을 정도로 깊은 신임을 받고 있다. SCMP에 따르면 류 주임은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부총리에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 경제공작회의에서 논의된 정책 역시 이 자리에서 공식 승인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구조개혁과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면서 성장률 자체는 더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중국 경제의 양적 성장에 크게 의존해 온 우리 경제는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중국팀장은 “아무래도 단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좋은 영향이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팀장은 “우리도 중국의 전략변화에 대응해 성장전략을 변화해 나가야 한다”면서 “내수 촉진과 수출 통로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고, 중국의 구조조정 시장 참여 등 새로운 기회 요인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시진핑의 ‘30년 경제대계’… 금융 다지며 가난·오염과 싸운다
입력 2017-12-12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