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톡!] “느닷없는 미자립교회 지원금… 노회원 회유하나”

입력 2017-12-12 00:00 수정 2017-12-12 09:29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 산하7개 신학대학교 원우회장들이 11일 서울 종로구 예장 통합 총회 본부에서 변창배 사무총장에게 명성교회 세습을 반대한다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전달하고 있다. 신현가 인턴기자

시간이 갈수록 명성교회(김하나 목사) 세습 반대 여론이 수그러들기는커녕 확산되고 있습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동문들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 교단지인 한국기독공보 16일자 신문에 전면 광고를 게재하기로 했습니다. 광고비는 동문 2687명이 십시일반 마련했습니다. 김하나 목사의 동기들도 모금에 동참했죠.

이뿐 아닙니다. 지난 7일 예장통합 산하 7개 신학대학교 교수 124명이 ‘명성교회 불법세습에 대한 총회의 바른 판결을 촉구하는 서한’을 발표하고 이를 서울 종로구 예장통합 총회 본부에 전달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달 말 예장통합 증경총회장 17명도 “서울동남노회와 명성교회가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전국 교회가 납득할 만한 결단을 하라”고 촉구했죠.

이 교회 교인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 8일 명성교회 교인 400여명이 김 목사 사퇴 요구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교인들의 단체행동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교인들은 “교회를 향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원점에서 논의할 수 있도록 결단하라”며 김 목사의 용단을 촉구했습니다. 숭실대 학생들도 이사장인 김삼환 목사의 사퇴와 김 목사에게 수여한 명예박사학위 철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면초가입니다. 하지만 명성교회는 아랑곳하지 않는 듯합니다. 최근 교회는 서울동남노회에 미자립교회 지원금 명목으로 1억8000만원을 출연했습니다. 지난 9일 서울동남노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는 즉각 반박 성명을 냈습니다. 비대위는 “노회를 파행시킨 당사자가 현금을 나누는 건 사안의 본질을 왜곡하고 노회원들을 회유하려는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명성교회가 출연한 기금이라는 사실을 안 일부 미자립교회 목회자는 수령을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부적절하고 시기도 적절치 않다”는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명성교회의 느닷없는 지원에 대해 일부에선 “명성교회가 귀를 닫고 눈을 감았다”고 비난합니다. 소통을 아예 중단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분명한 것은 명성교회 내부와 교회 밖의 온도차가 크다는 사실입니다. 반대여론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미자립교회 지원’ 같은 결정은 ‘돈잔치’라는 비아냥만 들을 뿐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해답은 명성교회가 쥐고 있습니다. 결자해지의 자세로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입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