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교단 산하 신학교인 총신대(총장 김영우 목사)가 ‘정관변경을 통한 대학 사유화’ ‘총장 배임증재 혐의’ 논란에 이어 신학대학원 입시 전형 파행을 빚으며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총신대 신대원은 지난달 25일 치러진 1차 필답고사에서 인쇄 오류, 오탈자 등이 발견되며 현장에서 시험 시간이 10분 연장되는 등 ‘졸속 입시’ 논란에 휩싸였다.
더 큰 문제는 필답고사 이후 입시사정회가 세 차례 연속 파행되면서 합격자 발표와 면접고사 서류접수 일정이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당초 지난달 30일 1차 합격자가 발표되고,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면접고사 대상자 서류를 접수하는 것으로 공지됐지만 현재까지 합격자 발표가 답보상태다. 신대원 홈페이지에 ‘학내 사정으로 1차 합격자 발표가 지연됐지만 면접고사는 예정대로(18일부터) 진행된다’는 안내만 게시됐을 뿐이다.
수험생 윤모씨는 11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면접고사 제출 서류인 노회 추천서와 담임목사 추천서를 합격자 발표 후 준비해야 하는데 처음 공지된 것에 비해 일정이 급박해 난감하다”며 “합격 여부도 모른 채 추천서부터 받아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신대원 관계자는 “13일 오전 입시사정회가 예정돼 있다. 이르면 13일 저녁 합격자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며 “제출 서류 미비에 따른 불합격 처리는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못 박았다.
입시사정회 파행의 원인은 김영우 총장과 김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학내 구성원, 총신대 재단이사회와 모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장 전계헌 목사)의 갈등에 있다. 김 총장의 임기에 대해서도 총회와 총신대 측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총신대 운영이사회는 김 총장 임기를 전임 길자연 총장의 잔여임기인 오는 29일로 보고 지난달 27일 김형국(하양교회) 목사를 신임 총장으로 선출했다.
이에 대해 총신대 재단이사장 박재선 목사는 “김 총장 임기는 제6대 총장으로 취임한 2015년 7월 10일로부터 4년”이라며 “재단이사회에 후보 추천권도 주지 않은 채 운영이사회 마음대로 선출한 총장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재단이사회 회의록에는 ‘길 총장의 잔여임기’와 관련된 내용이 기록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재단이사회 결의 내용을 토대로 교육부에 보고했기 때문에 당연히 김 총장의 임기가 4년이라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사립대학 총장의 취임, 임기에 관련된 건은 재단에서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11일 총회임원회에 참석한 총신대 운영이사장 강진상 목사는 “김 총장 취임 당시 운영이사회 회의록엔 ‘길 총장의 잔여임기’와 관련된 내용이 분명히 기록돼 있다”며 “교육부에 보고 되는 과정에서 해당 내용이 삭제됐다면 공문서 위조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동석한 김형국 목사는 “총회 임원회와 협력해 ‘법적 대응’ ‘1인 시위’ 등 총신대 사유화 방지를 위해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사진=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신대원 입시까지 파행… 총신대 사태 늪으로
입력 2017-12-12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