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세 사이영상”… 오타니, 고교시절 ‘인생계획표’ 화제

입력 2017-12-11 18:25

18세부터 42세까지 매년 목표 세워
언론 “다르빗슈·다나카 능가”

‘22세 사이영상 수상, 25세 시속 175㎞ 투구, 40세 은퇴경기에서 노히트노런.’

미국프로야구(MLB) LA 에인절스에 입단한 ‘야구천재’ 오타니 쇼헤이(사진)가 고등학생 시절 작성했다는 인생 계획표가 화제다. MLB의 각종 이슈를 전달하는 온라인 홈페이지인 ‘컷포(Cut4)’는 일본의 TV쇼에 노출된 오타니의 야구인생 계획표를 최근 번역 게시했다. 오타니는 18세부터 42세까지 매년 하나씩 총 25가지의 목표를 세워뒀다.

오타니는 우선 마이너리그 트리플A를 거친 뒤 20세에 1300만 달러를 받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한다는 꿈을 품고 있었다. 22세에는 사이영상을 수상하고, 23세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팀 대표를 맡은 뒤 24세에 노히트노런을 달성하겠다고 계획했다. 오타니가 현재 23세인 점을 감안하면 실패로 돌아간 목표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원대한 꿈 자체가 인상적이라는 게 미국 언론들의 반응이다.

오타니는 25세에 시속 175㎞(108마일)를 투구, 세계에서 가장 빠른 볼 기록을 세우겠다고 했다. 29세에는 통산 2번째 노히트노런을 이뤄내고, 30세에는 일본인 투수로서의 메이저 최다승 기록을 갖겠다는 꿈도 드러났다. 그의 월드시리즈 우승 목표는 선수생활 중 3회다. 36세에는 탈삼진 신기록을 세우겠다고 했다. 40세엔 선수생활 마지막 경기를 노히트노런으로 마무리한다고 적었다.

ESPN 등 현지 언론은 오프시즌 최대 이슈인 오타니에 대해 “다르빗슈 유(LA 다저스),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를 능가한다”고 분석 중이다. 구속이 더 빠르고, 변화구의 움직임은 더욱 크다는 것이다. 타자로서도 수준 높은 장타력을 자랑하다 보니, 오타니를 ‘투타 겸업’ 야구영웅 베이브 루스에 비견하는 분위기마저 형성됐다.

다만 일부 미국 언론은 “베이브 루스도 결국 피칭을 포기했고, 그것 조차 100년 전”이라며 오타니의 ‘이도류’에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공개된 오타니의 계획표에도 사이영상과 노히트노런 등 투수로서의 목표가 가득하지만, 타자로서의 구체적 성취 계획은 보이지 않는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