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역대 최강 제재 불구
다른 것들도 많이 있다” 강조
中 왕이 “무력 사용 절대 반대
안보리 결의 이외 요구 거부”
방북 마친 유엔 사무차장
“北도 현 상황 위험성 동의”
北 “유엔과 소통 정례화 합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 제재가 먹히든 안 먹히든 일단 한번 해 보자(We gotta give it a shot)”며 강력한 대북 제재를 재차 촉구했다. 최근 미국 일각에서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이나 주한미군 가족 철수까지 주장하는 강경 분위기를 타고 대북 압박 수위를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중국은 무력사용 반대 및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란 입장을 분명히 하며 미국과 각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앨라배마주 상원의원 보궐선거 집회 연설에서 “대북 제재가 북한 김정은에게 통할지 나도 모르지만, 한번 해 보자”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뒤 통하는지 지켜보자, 누가 알겠는가”라고 덧붙였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역대 최고로 강한 대북 제재를 했으며, 아직 다른 제재들도 많이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끔찍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재협상하고 있다. 우리는 ‘협정 폐기서한’을 보낼 수도 있다”며 “미국은 모든 나라가 털어가고 싶은 ‘큰 돼지저금통’이기 때문에 서한을 보내면 그들은 다시 협상하자고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위협 전술이 우리를 두렵게 한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최근 트럼프 대통령 측 인사들의 호전적인 발언을 비판했다. NYT는 “강력한 제재에 기반한 외교로 위협을 억제할 기회가 있는 상황에서 군사행동은 정답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공화당 중진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등이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북한에 대한 무력행사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9일 베이징 외교행사에서 “한반도 정세가 악순환에 빠져 있지만 대화의 길은 여전히 유효하기에 무력행사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안보리 결의는 중국도 엄격히 이행하겠다”면서도 “안보리 결의 이외의 요구나 조치, 일방적 행동은 안보리 단결을 파괴하는 것으로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는 미국의 중국에 대한 대북 원유공급 중단 요구나 선제공격론 등에 경고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4박5일간의 방북을 마친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도 성명을 통해 “북한은 현 상황이 가장 긴박하고 위험하다는 데 동의했다”면서 “현 상황은 오직 외교적으로만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용호 북한 외무상을 만나 군사충돌을 막기 위해 대화 창구를 서둘러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도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펠트먼 방북 소식을 전하면서 “유엔과 앞으로 각급에서 내왕을 통한 의사소통을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일본 해상자위대는 10일 “한·미·일 3국이 11∼12일 한반도 해상 주변에서 북한 탄도미사일 추적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트럼프 “對北제재 통할지 모르지만 한번 해 보자”
입력 2017-12-11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