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노안·백내장 동시치료 ‘렌자 시술’ 주목

입력 2017-12-11 18:21
누네안과병원 백내장센터 최철명 원장이 노안과 백내장이 겹쳐 동시 수술을 해야 하는 한 중년 여성 환자의 눈을 검사하고 있다. 누네안과병원 제공

직장인 윤민호(가명·48) 씨는 업무 중 갑자기 글씨가 뿌옇게 보이는 증상을 경험했다. 노안으로 생각하고 안경을 맞췄는데 안경을 써도 증상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불안한 마음에 급히 찾아간 병원에선 그에게 백내장이 생겼다고 했다. 60대 이상 노년기에나 찾아오는 줄 알고 있던 백내장이 50세도 안 된 나이에 생겼다는 진단에 윤씨는 깜짝 놀랐다.

최근 들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같은 잦은 전자기기의 사용 등으로 30∼40대 젊은 백내장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사회활동이 활발한 세대인 만큼 백내장 치료는 물론이고 노안, 난시까지 교정 가능한 백내장 수술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요즘 레이저를 이용한 최신식 노안·백내장 수술법이 중·장년층 안과 환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다. 레이저 백내장 수술이란 한마디로 절개가 필요한 모든 수술과정을 칼 대신 레이저로 진행하는 치료법을 말한다.

누네안과병원 각막센터 최철명 원장은 11일 “필요한 만큼만 정교하게 절개하므로 각막 손상과 통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저에너지 레이저로 조직을 절개하고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기 때문에 수술 후 각막부종, 내피세포 손상 등의 부작용도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수정체 전낭(前囊)을 레이저로 절개하면 수술부위를 정확하게 잡을 수 있어 수술 중 수정체 주머니 파열 등의 위험도 예방 가능하다. 노안이나 난시 교정용 인공수정체를 가장 좋은 위치에 안착시키고 수술 후 좋은 시력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레이저를 이용한 노안 및 백내장 수술 시 필요한 장비 중 가장 정교한 기기는 지난해 국내에 처음 선보인 ‘렌자(LenS-AR)’다. 펨토(1000조분의 1)초 파장의 레이저를 사용해 각막 손상을 극소화하고 합병증 발생 위험도 낮출 수 있어서다.

이 기기를 이용하면 안구 주위를 돌아가며 수정체 전·후면을 모두 촬영할 수 있고, 증강 현실을 이용해 눈 속 조직의 기울기, 각도, 수정체 혼탁 정도를 낱낱이 파악할 수 있다. 그 결과 1회 수술로 백내장뿐만 아니라 노안, 근시, 원시, 난시 등을 모두 교정해 정상화하는 게 가능하다.

렌자는 현재 누네안과병원을 비롯한 일부 안과에만 도입, 사용되고 있다. 누네안과병원은 여기에다 수술 전 백내장 진행 상태부터 녹내장, 망막질환 등 다른 안과 질환은 없는지 50여 가지 정밀검사를 통해 세밀하게 확인함으로써 수술 후 합병증 발생 위험을 더욱 낮춰주고 있다. 검사 후 이상 소견이 있을 때는 수술을 미루고 이상 증상을 먼저 치료하는 쪽으로 지도한다.

누네안과병원 백내장센터 의료진은 최태훈, 최철명, 최재호 원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9월말 백내장 누적수술 건수 2만 건을 돌파했을 정도로 수술경험이 풍부하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