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교관 “美 군함, 대만 정박하면 무력통일할 것”

입력 2017-12-10 18:59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의 리커신 공사가 “미국 군함이 대만에 정박할 경우 중국군이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할 것”이라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10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리 공사는 8일(현지시간) 재미 화교와 유학생 대상의 제19차 중국공산당 대회 설명회에서 “지난달 미국 의회에서 통과된 국방수권법이 미국과 대만 군함의 상호 방문을 다뤘는데, 이는 중·미 수교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수권법은 미국 군함의 대만 가오슝항 방문과 대만 군함의 하와이·괌 방문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리 공사는 “가끔 미국인에게 도리를 따져봐야 소용없을 때가 있다. 미국 군함이 가오슝항에 도착하는 날이 바로 인민해방군이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2005년 3월 천수이볜 전 대만 총통이 ‘대만 독립’을 추진할 가능성에 대비해 반분열국가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대만이 독립을 구체화할 경우 대만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은 또 대만이 전날 필리핀과 새로운 투자보장협정을 전격 체결한 것에 대해서도 반발했다. 이 협정은 동남아와 서남아 국가에 접근하는 신남향(新南向) 정책을 추진해 온 대만이 이 지역에서 처음 체결한 협정이다. 1975년 중국과 수교한 필리핀은 대만과는 공식 외교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 이에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수교국이 대만과 주권 의미를 담은 협정을 체결하는 것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필리핀에 이미 엄중한 항의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대만 외교부는 중국의 잇따른 압박에도 불구하고 “대만 정부는 중국에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