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지방 공기업-인천도시공사] ‘도시재생 사업 리더’ 선언… 맞춤형 주택 제공

입력 2017-12-11 21:25
인천도시공사 직원들이 지난해 11월 인천 동구 만석동 괭이부리 마을에서 생기있는 동네 만들기 감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인천도시공사 제공
인천도시공사 직원들이 최근 저소득층 주거지역에 긴급출동해 시설을 보수하고 있는 모습. 인천도시공사 직원들은 마을도, 주민도 함께 숨쉬는 '따뜻한' 주거복지 실현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인천도시공사 제공
황효진 인천도시공사 사장은 11일 인터뷰에서 "인천의 대표적 달동네인 십정2구역 재생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인천도시공사 제공
인천도시공사는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발맞춰 ‘도시재생·주거복지 리더 공기업’이라는 비전을 세우고 올해를 사업화 원년으로 선포했다.

그동안 공사는 인천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도시재생·주거복지 전문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해 조직 정비를 해왔다. 지난 7월부터 전담조직인 도시재생본부, 주거복지본부를 차례로 신설했고, 지난달에는 각 분야별 전문가를 수장으로 영입해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

인천은 인구 300만 시대를 맞아 글로벌 도시로 부상하고 있으나 원도심의 쇠퇴율이 80%에 달하는 등 신도시와 구도심의 균형발전이 최대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천만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도시재생의 필요성이 어느 지역보다 크다. 또 지역주민의 참여와 다양한 주체들의 협력을 위한 지방자치단체 및 지방공기업의 역할이 주목되고 있다.

공사는 기존의 사업 시행 경험을 바탕으로 인천 중심의 도시재생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새로운 도시재생 사업의 인천 적용을 위한 파일럿 프로젝트들을 주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공사는 우선 지난 10월 시작된 정부 도시재생 뉴딜 시범사업 공모를 지원하기 위해 각 구와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공사의 지원을 받아 남동구 만부마을, 동구 송림오거리 주변구역 등이 이번 공모에 참여했다. 특히 공사가 주도하는 공기업 제안형으로 동구 화수마을을 선정해 ‘다시, 꽃을 피우는 화수(花水) 정원(精園)마을’이라는 테마로 뉴딜사업 공모에 신청했다. 화수마을은 과거 항만·부두지역의 배후주거지였으나 건축물 노후화 및 인구 고령화로 주택정비·개선 및 마을 공동체 활성화가 필요한 지역이다. 공사는 이밖에도 유휴공간을 활용한 도시농업 기반 조성, 마을 관리회사 중심 일자리 창출 등 마을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동구와 적극적으로 협업을 해나갈 예정이다.

공사는 또 인천주민 역량강화와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자체사업인 ‘북돋움 프로젝트’를 시범적으로 추진한다. 이 프로젝트는 인천 도시재생에 대한 시민 공감대를 형성하고, 주민·활동가 등 지역 휴먼웨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돋움터’ 사업, 원도심 도시재생과 주거복지를 연계한 소규모 특화 공공임대주택인 ‘돋움집’ 사업 등을 진행한다.

먼저 돋움터 사업으로 인하대와 협업을 통해 지자체 공무원, 중간지원조직 활동가 등 공공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도시재생 뉴딜 역량강화 교육’을 최근 2개월동안 실시했다. 이어 인천대와 함께 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 사회적경제 분야 예비활동가를 대상으로 ‘도시재생 활동가 아카데미’를 진행해 도시재생사업을 지원할 수 있는 지역전문가를 양성할 예정이다.

내년 추진 예정인 돋움집 사업은 기존 공공임대와 차별화되는 새로운 형태의 공공임대 시범사업이다. 부평과 주안에 위치한 공사 보유 노후 임대주택을 활용해 주민복지시설, 주차장 등 복합적인 기능을 갖춘 ‘마을거점 기능복합형 공동체주택’, 주민공동이용시설을 특화한 ‘입주자 맞춤형 공동체주택’ 등 다양한 형태의 공공임대주택으로 개발하고 향후 인천시 ‘우리집 1만호 프로젝트’와도 연계할 예정이다. ‘우리집 1만호 공급 프로젝트’는 시가 주거취약계층의 주거 안정과 영구임대주택 대기물량 해소를 위해 2026년까지 10년간 인천형 영구임대주택 1만호를 공급한다는 사업이다.

경인고속도로 일반화사업도 도시재생과 연계한다. 도심 단절 등 원도심 쇠퇴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경인고속도로가 49년 만에 일반도로로 전환됨에 따라 교통 환경 개선, 도로 상부를 활용한 소통공간 마련, 주변지역 활성화 등을 목표로 도시재생 뉴딜사업 참여를 검토 중이다.

공사는 임대주택이 부족한 구도심 재생사업지역에 매입임대를 우선 추진함으로써 주변 환경과 저소득층 주거복지를 함께 개선하는 우수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공사 직원들이 직접 환경개선과 봉사활동을 추진하는 ‘생동감프로젝트(생기 있는 동네 만들기 감동 프로젝트)’에 대한 주민 만족도가 높다. 2016년 처음 시행된 생동감프로젝트는 인천의 대표적 원도심인 동구 만석동 괭이부리마을을 대상으로 벽화 조성 등 마을경관 개선·정비를 진행해 성과를 얻은 바 있다.

인천시는 올해 노후 공공임대주택 시설개선사업 평가에서 우수지자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노후 공공임대주택을 대상으로 욕실 개선공사, CCTV 개선공사, 주거약자 편의시설 설치공사 등을 진행한 결과였다. 공사는 올해도 약 27억원을 들여 공사 보유 임대아파트의 시설을 개선했다. 임대주택의 하자보수 및 시설개선을 통해 주거취약계층의 정주환경을 개선하고 입주민 삶의 질을 향상시킴으로써 주거복지 실현에 한발 더 다가간 것이다.

이밖에도 공사는 임대아파트에서 누수, 누전, 난방 등 긴급한 하자보수 업무를 수행하는 긴급기동반을 운영하고 있다. 올 한 해 접수된 3514건 중 3504건이 처리돼 전년 대비 처리율이 18.6%포인트 증가했다. 선학임대아파트에 거주 중인 박모 할머니는 11일 “며칠 전부터 베란다 쪽에 물이 새서 불편했는데 전화 한 통에 바로 기동반이 출동해 금방 고쳐줬다”며 해피콜 및 긴급기동반 서비스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고객중심의 체계적·능동적인 주거서비스 제공이 입주민의 주거만족도 향상으로 귀결되고 있다. ■황효진 인천도시공사 사장 "인천의 달동네 십정2구역 재생사업에 최선"

"전면철거 방식의 '차가운' 재생의 시대는 지났고, 이제 주민이 주인공인 '따뜻한' 재생이 필요합니다."

인천도시공사 황효진 사장이 밝힌 도시재생 철학이다. 황 사장은 11일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단순히 낡은 집을 새롭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마을도, 주민도 자생할 수 있는 생활 터전을 가꾸고자 한다"며 "주거취약계층에 주거복지사업을 연계해주고, 주민참여를 지원하는 공동체 활성화 사업 등 다양한 주거서비스사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주민 주도의 맞춤형 재생은 진심(眞心)을 통한 상호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인천시민을 위한 공사의 비전과 가치를 성실하게 실천하면서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공사는 인천을 상징하는 달동네인 부평구 십정2구역에서 도심재생사업을 추진해 왔다.

황 사장은 "십정2구역 재생사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1조4000억원 규모의 주거환경개선사업을 도시공사 부채 부담 없이 부동산펀드에서 투자하는 방안을 확정해 이달 중으로 정상화시키겠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이어 "중산층에게 8년간 임대하는 기업형 임대주택사업 방식의 십정2구역 보상이 70%가량 완료됐다"며 "도시재생을 통해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회복시켜 기업들이 되돌아오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공사는 내년에도 맞춤형 임대주택과 민간임대 위·수탁 등을 통해 공공임대주택 1800여호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신혼부부, 대학생, 청년 등으로 입주자격을 확대한 매입임대주택 250호를 공급해 주거사각지대에 놓인 무주택 시민들의 주거난을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황 사장은 "십정2구역에도 정부정책을 반영해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해 106가구를 시장가격의 80% 수준으로 공급하겠다"고 덧붙였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