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나홀로 고공행진’… “과도기적 현상”

입력 2017-12-11 05:02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안정 대책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102.8%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 강동구 아파트 단지들 모습. 뉴시스

수도권 연립 다세대 경매시장은 이미 찬바람
서울 응찰자도 반토막 추가상승 동력 미미


지난달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107.7㎡ 아파트는 첫 경매에서 감정가의 123.2%인 11억8999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는 9억대 후반이었고, 국토교통부에 신고된 올해 1월 같은 면적의 아파트 실거래가 역시 9억8000만원이었지만 경매 낙찰가는 오히려 올라간 셈이다.

이처럼 지난달 부동산 경매시장에서 서울 지역 아파트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올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국 주거시설 평균 낙찰가율도 소폭 상승했지만 주거시설 형태별로 차이가 컸다.

10일 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주상복합 포함)의 낙찰가율은 102.8%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 5월 101.5%로 고점을 찍은 뒤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으로 하락했다. 특히 8·2대책이 나온 8월에는 91.5%로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9월부터 다시 3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특히 강남3구 아파트의 11월 낙찰가율은 107.0%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주거시설 평균 낙찰가율은 87.1%로 전월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수도권에서 낙찰가율이 소폭 하락했지만 지방 광역시 낙찰가율이 상승하면서 전체 낙찰가율을 끌어올렸다. 11월 전국 주거시설 경매는 3646건이 진행돼 1535건이 낙찰됐다.

서울의 주거시설, 특히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상승하고 있지만 수도권의 연립·다세대 경매 시장은 위축된 분위기다. 경기 지역 연립·다세대 낙찰가율은 75.5%, 인천의 연립·다세대는 70.5%를 각각 나타냈다.

다만 낙찰가율이 고공행진하는 서울에서도 아파트 평균 응찰자 수는 줄고 있다. 지난 12월 12.6명으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응찰자 수는 줄어들어 지난달 6.1명으로 반 토막 났다. 또 낙찰가율이 추가 상승할 동력도 사라졌다는 점에서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고공행진은 과도기적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지지옥션 측은 “부동산 대책 이후 매매시장 가격이 보합세를 보이는 가운데 자금력 있는 수요자 간 경쟁으로 고(高)낙찰가율이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은행 기준금리 상승, 정부의 대출 옥죄기로 낙찰가율 상승 동력은 사라진 상태”라고 분석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