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라이프] 농촌 돕고 청년실업 잡고… 농정원 인력채용 지원사업 ‘일석이조’

입력 2017-12-11 05:00
늘뫼인삼영농조합 박범진 대표(왼쪽)가 이 농원에서 생산한 인삼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자리를 같이한 가제홍씨는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후원으로 이 농원에서 일하고 있다.

스무살 청년 가제홍씨에게 취업난은 먼 나라 얘기다. 가씨는 2년 전 고교 3학년 때 졸업 전에 취업해서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

“꽃, 채소 등 식물을 좋아해서 농고에 진학했다”는 가씨는 요즘 충남 논산시 부적면에 위치한 늘뫼인삼영농조합(이하 늘뫼)에서 일하고 있다. 교육 자료를 만드는 일을 한다. 친환경 인삼 재배로 제법 소문이 난 늘뫼인삼영농조합은 농고·농대생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곳은 16만5000㎡ 규모 부지에 인삼 농사를 짓는다. 농산물우수관리인증(GAP)을 우리나라와 유럽, 일본에서 받았다. 이곳의 소득은 지난해 11억원을 기록했다.

박범진(41) 늘뫼 대표는 10일 “가씨 같은 젊은 인재를 뽑을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농정원) 덕분”이라고 했다. 늘뫼는 가씨 인건비 절반을 농정원에서 지원받고 있다.

농정원은 ‘농업 경영체 전문인력 채용 지원사업’을 2007년부터 실시해오고 있다. 농업법인이 농고 또는 농대 졸업생을 직원으로 채용할 경우 1명에 한해 3년간 연봉의 50%(최대 월 80만원)를 지원해준다. 귀촌해 농어촌 지역에 거주하는 전문 인력을 채용할 경우에는 최대 2명까지 3년간 월 급여의 80만∼180만원까지 해마다 달리 지원한다. 홍보, 마케팅 분야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농업법인은 이 사업으로 큰 부담 없이 전문 인력을 고용할 수 있다. 정부로서도 농업 관련 일자리를 늘리는 효과를 거둔다.

혜택이 큰 만큼 절차도 까다롭다. 서류 및 현장심사, 외부전문가 심의를 거쳐야 한다. 신청 자격도 제한돼 있다. 영농조합법인, 농업회사 법인, 조합공동사업법인, 들녘별경영체, 농촌공동체회사, 벤처농업·곤충사업·식품제조업 지원 경영체, 브랜드 경영체,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정한 통합 마케팅 조직만 신청할 수 있다. 박 대표는 “까다로운 절차를 밟았지만 매우 만족스럽다”면서 “홍보, 마케팅 전문 인력 채용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선진영농기술을 농고·농대생 등에게 전수하는 WPL(Work Place Learning)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학생을 비롯해 농업인, 일반인 등 인삼재배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하루 2∼3시간, 또는 1주일간 실습형 현장교육을 해주고 교육비를 받는다. 박 대표는 “수익에도 도움이 되지만 인삼재배기술을 누군가에게 알릴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농정원은 교육비를 농고·농대생은 100%, 일반인은 70%를 지원하고 있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