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400년 신사서 칼부림… 궁사직 놓고 남동생, 누나 살해

입력 2017-12-08 18:25
일본 도쿄의 유서 깊은 신사에서 한밤중 칼부림이 벌어져 3명이 숨졌다. 궁사(宮司·신사의 제사 담당자) 자리를 누나에게 빼앗긴 남동생이 누나를 살해한 참극이었다.

NHK방송 등에 따르면 7일 오후 8시30분쯤 도쿄 고토구의 ‘도미오카 하치만궁’이라는 신사 인근 노상에서 도미오카 시게나가(56)씨 부부가 차에서 내린 도미오카 나가코(58·여)씨와 운전사(33)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 신사의 궁사인 나가코를 동생인 시게나가가 공격한 것이다. 나가코는 사망했고 운전사는 크게 다쳤다. 시게나가 부부도 근처에 쓰러져 있다 숨을 거뒀다. 경찰은 시게나가가 나가코를 살해한 뒤 부인도 죽이고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가족 간 불화가 참극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궁사가 됐던 시게나가는 2001년 돈 문제로 해임됐다. 다시 궁사를 맡은 아버지가 몇 년 뒤 사망하고 나서는 나가코가 이어받았다. 궁사 직을 잃은 데 앙심을 품은 시게나가는 2006년 나가코에게 살해 협박 편지를 보냈다가 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참극이 벌어진 도미오카 하치만궁은 에도 시대인 1627년 세워진 신사이며, 에도 3대 축제 중 하나인 ‘후카가와 마츠리’가 열리는 곳으로 유명하다.천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