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비하면 어떨까. 서점에는 연말을 앞두고 친구 가족 자녀들에게 선물하면 좋을 신간과 개정판이 많다.
프랑스 소설가 장 지오노(1895∼1970)의 ‘나무를 심은 사람’(나무생각)은 황량한 들판에 평생 나무를 심었던 한 노인의 생애를 담고 있다. “그는 그 땅이 누구의 소유인지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저 정성을 다해서 그곳에 100개의 도토리를 심을 뿐이었다.” 화자가 지켜본 주인공 엘제아르 부피에의 모습이었다. 부피에는 그때까지 도토리 10만개를 심었고 그중 약 2만개에서 싹이 올라왔다. 싹이 튼 것의 절반은 또 들쥐가 먹을 것이었다. 하지만 부피에는 평생 나무를 심었고 큰 숲을 일군다. 이번 개정판에 들어간 피터 베일리의 그림은 이야기에 생기를 준다. 우리가 매일 하는 일은 지루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이 일이 큰 숲의 ‘나무’가 될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게 만든다.
농사꾼 전우익의 편지글 모음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현암사)는 삶이란 무언가에 작은 정성을 쏟는 거란 메시지를 전한다. 출간 25주년을 맞아 나온 기념판이다. 전우익의 글은 소박하고 정직하다. 만화 ‘송곳’(창비)은 일터에서 마주치게 되는 온갖 부조리와 동료들의 고충을 떠오르게 한다. 그 안에서 공감하고 연대하는 이들의 모습이 뭉클하다. 2015년 JTBC 드라마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겨울방학을 기다리는 어린이들을 위해서는 ‘눈이 사뿐사뿐 오네’(북극곰)나 ‘선’(비룡소)이 좋을 것 같다. ‘눈이 사뿐사뿐 오네’는 전남 곡성 할머니들이 직접 그린 그림과 함께 겨울 날의 옛 추억을 들려준다. ‘선’은 그림만으로 빙판 위에 서 있는 한 소녀의 이야기를 근사하게 표현해낸 책이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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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12-11 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