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5번째 ‘발롱도르’ 수상
종전 최다 메시와 동률 이뤄
최전성기 ‘신계 전쟁’ 진행형
두선수 어느덧 30대 접어들어
내년 러 월드컵 판도변화 주목
새로운 슈퍼스타 등장 가능성
지단·호나우두·칸나바로처럼
월드컵 우승국 스타 수상 전력
브라질 ‘신성’ 네이마르 1순위
최근 10년간 세계 축구계는 ‘메날두(메시+호날두)’ 천하였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레알 마드리드)와 리오넬 메시(30·FC 바르셀로나)는 2008년 이후 축구계 최고 권위의 상인 ‘발롱도르’를 양분하며 세기의 라이벌 구도를 그려 왔다. 많은 팬들은 이들의 경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메날두 시대를 종결할 뉴 스타는 언제쯤 배출될지에 관심이 많다. 축구계 일각에서는 30대에 접어든 메날두의 시대가 내년 러시아월드컵을 계기로 조금씩 저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날두는 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에펠탑에서 열린 제62회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개인통산 5번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08년과 2013년, 2014년에 발롱도르를 차지한 호날두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하며 종전 최다 수상자였던 메시(2009∼2012, 2015)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두 선수가 10년간 정확히 발롱도르를 나눠가진 것이다.
호날두는 2016-2017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를 최정상으로 이끌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호날두의 활약 속에 유럽축구연맹 슈퍼컵과 스페인 슈퍼컵 우승까지 모조리 차지했다. 호날두는 수상 이후 “오랫동안 기다려 왔다. 정말 엄청난 한 해였다”며 “내 커리어 통틀어 가장 환상적인 순간인 것 같다.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호날두가 올해 발롱도르를 가져갔지만 메시와의 대결 구도에는 변함이 없었다. 호날두는 이번 발롱도르 투표에서 946점을 받으며 1위에 올랐고 2위는 메시(670점)였다. 지난 시즌 호날두는 메시를 제치고 UCL에서 사상 최초의 5년 연속 득점왕을 차지했다. 다만 지난 시즌 프리메라리가 득점왕은 메시(37골)가 호날두(25골)를 누르고 차지했다. 이렇듯 두 선수는 얽히고설키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전성기도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 천하의 메날두도 30대 초반대 나이다. 특히 호날두의 경우 올 시즌 리그에서 두 골에 그치는 등 극도의 부진을 보이며 내년 발롱도르 후보에서 사실상 탈락한 것 아니냐는 때이른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런 점에서 내년 월드컵은 뉴 스타가 메날두 천하에 균열을 낼지, 여전히 기존의 구도가 유지될지를 가를 분수령이다. 메날두 시대 전만 해도 통상 월드컵 우승팀에서 발롱도르 수상자를 배출하곤 했다. 1998 프랑스월드컵에서는 프랑스 우승의 주역인 지네딘 지단이 발롱도르를 거머쥐었다. 2002년과 2006년에는 한일월드컵과 독일월드컵 우승을 이끈 호나우두(브라질)와 파비오 칸나바로(이탈리아)가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런 면에서 눈여겨볼 선수가 브라질의 네이마르(파리생제르맹)다. 네이마르는 포스트 메날두 시대를 이끌 1순위 스타로 꼽힌다. 특히 브라질이 메시와 호날두의 조국인 아르헨티나, 포르투갈보다 우승에 더 가까운 팀으로 꼽히는 것도 청신호다. 실제 네이마르가 브라질의 우승을 이끌거나 압도적인 실력으로 결승까지 갈 경우 발롱도르 수상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것이 축구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소속팀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하고 있는 프랑스의 야전사령관 앙트완 그리즈만(AT 마드리드)과 벨기에의 케빈 더 브라위너(맨체스터시티)도 우승컵을 들어올릴 경우 발롱도르 수상자로서 손색이 없다는 평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메날두’ 10년 天下… 월드컵서 깨지나
입력 2017-12-09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