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송’은 가요계의 계절상품이다. 특정 계절의 풍경이 담긴 시즌송 상당수는 반짝 인기를 끌다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지만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매년 봄이 올 때마다 다시 인기를 끄는 봄의 시즌송 ‘벚꽃 엔딩’이 대표적이다.
시즌송이 가장 많이 쏟아져 나오는 계절은 역시 겨울이다. 올해도 겨울의 그윽한 정취나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담긴 노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올겨울 시즌송 경쟁에서 가장 주목받는 노래는 싱어송라이터 자이언티가 지난 4일 발표한 ‘눈’이다. 선배 가수인 이문세와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이 곡은 출시되자마자 주요 음원차트 정상을 석권하다시피 했다. 1절은 자이언티가 불렀고 2절은 이문세가 노래했다. 후반부로 가면 두 사람의 목소리가 화음을 이룬다. 따뜻한 재즈 선율 위에 눈을 기다리는 마음이, 학수고대하던 눈이 내리자 기뻐하는 감정이 차례로 포개진다.
자이언티는 최근 신곡 발매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어린 시절 눈을 기다리던 감정을 담았다”며 “따뜻한 손난로 같은 곡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그때그때 계절에 맞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음악이라는) 옷장에 지금 옷이 많아요. 지금은 겨울용 외투를 꺼냈지만 다음에는 반팔도, 민소매도 꺼낼 생각이에요.”
연예기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8일 시즌송 음반 ‘스타쉽 플래닛’을 발표했다. 스타쉽 플래닛은 이 기획사가 2011년부터 매년 연말이면 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담아 발표하는 앨범이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소속 뮤지션인 케이윌 소유 정기고 매드클라운 등 39명이 참여했다. 타이틀곡은 겨울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크리스마스 데이’다.
발매가 예정된 시즌송 음반 중에서는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태연이 12일 발표하는 ‘디스 크리스마스-윈터 이즈 커밍’이 눈길을 끈다. 음반에는 타이틀곡 ‘디스 크리스마스’를 포함해 다양한 곡들이 담길 예정이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태연이 솔로 가수로서 처음 선보이는 겨울 앨범”이라며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음악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싱어송라이터 크러쉬도 오는 19일 싱글 음반 ‘내 편이 돼줘’를 내놓는다. 소속사 아메바컬쳐는 “추운 겨울을 보내는 모든 이들이 치유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노래”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겨울의 그윽한 정취, 노래에 담기다
입력 2017-12-11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