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교수 국회 세미나서 주장
자신에 대한 의료계 일각
안좋은 시선 서운함도 토로
“정치 아무나 하는 것 아냐”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경기남부권역 외상센터장)가 7일 국회를 찾아 중증외상센터 관련 예산 증액 이후에도 외상센터와 관련된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이 교수는 오전 국회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주최로 열린 ‘포용과 도전’ 세미나에 참석해 최근 국회가 내년 예산안에 중증외상센터 관련 예산을 612억원으로 50% 넘게 증액한 것과 관련해 “(증액된 예산을) ‘이국종 예산’이라고 하는데 저는 피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참석한 의원들에게 “외상센터와 (일반 병원) 응급센터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아느냐”고 물은 뒤 “외상센터는 의사가 현장까지 출동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원들이 좋은 뜻에서 (예산을 편성하지만) 밑으로 투영이 안 된다. 외상센터는 만들었는데 환자가 없으니 (병원이 의사에게) 일반 환자를 진료하게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관계당국이 닥터헬기(응급의료 전용헬기)와 소방헬기 지원에 미온적인 점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료계나 공직사회나 ‘이국종 없으면 조용할 텐데, 밤에 헬기 안 띄워도 될 텐데’(라고 생각한다)”면서 “누가 뭐라고 욕하든 저는 (헬기로 환자를 실어 나르는) 야간비행하겠다. 더 이상 타면 안 된다고 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2011년 ‘아덴만의 여명’ 작전 도중 소말리아 해적의 총에 맞은 석해균 선장을 치료했을 당시 사진도 처음 공개했다. 그는 “당시 의료계에서 아주대 같은 ‘지잡대’(지방대를 얕잡아 부르는 말) 병원에서 별것도 아닌 환자를 데려다 쇼한다고 뒷이야기가 아주 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국종 교수처럼 쇼맨십 강한 분의 말씀만 듣고 판단하지 말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의료계의 ‘메인 스트림(주류)’이고, 이분들이 (보건복지부) 장관을 갖고 흔드는데 저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하소연했다. 의료계 일각에서 자신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한 것이다. 이 교수는 세미나 직후 기자들에게 정치권 영입설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런 건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예산 늘어도 밑에까지 안와… ‘이국종 예산’ 말에 피눈물”
입력 2017-12-07 18:55 수정 2017-12-07 2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