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장 후보 최재형… 靑 “7대 배제원칙 엄격 적용”

입력 2017-12-07 18:33

국회 인사청문회와
임명동의안 표결 거쳐야

감사원 정치적 중립성 회복
독립성 강화가 당면 과제

다리 불편한 연수원 동료
2년간 업어서 등하교시켜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최재형(61·사진) 사법연수원장을 감사원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최 후보자는 국회의 인사청문회와 임명동의안 표결 절차를 거쳐야 최종 임명된다. 청와대는 최 후보자에 대해 ‘고위공직자 7대 배제 원칙’을 적용해 검증한 만큼 큰 흠결이 없고 감사원 직무 독립성을 지킬 적임자라고 밝혔다.

최 후보자는 경남 진해에서 태어나 경기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3년 사법연수원(13기)을 수료했다. 86년 판사로 임용된 후 31년간 판사로 재직했다. 헌법재판소 재판연구관, 서울고법 부장판사, 대전지법원장, 서울가정법원장, 사법연수원장 등 요직을 거쳤다.

2011년 서울고법 부장판사 때 일명 ‘윤필용 사건’에 연루돼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전직 장성의 재심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자백이 강압수사로 인한 허위 자백이었음을 인정한 것이다. 윤필용 사건은 73년 박정희 정권 시절, 군 쿠데타 모의 의혹에 연루돼 윤필용 당시 수도경비사령관과 부하들이 숙청된 사건이다. 최 후보자는 같은 해 서울고법 성폭력전담재판부 재판장 겸 형사재판연구회장으로 재직하며 당시 새롭게 바뀐 성범죄 양형기준 등을 현장에 적용하기도 했다.

최 후보자는 법조계에서 미담으로도 유명하다. 사법연수원 시절 다리가 불편한 친구를 2년간 등하교 때마다 업고 다녔다는 일화는 널리 알려졌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부인 이소연 여사와의 사이에서 두 딸을 얻은 뒤 두 아들을 2000년, 2006년 각각 입양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최 후보자는 “입양은 진열대에 있는 아이들을 물건 고르듯이 하는 게 아니다”며 “아이에게 사랑과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아무런 조건 없이 제공하겠다는 다짐이 있어야 한다”고 했었다.

최 후보자의 아버지는 해군사관학교를 3기로 졸업한 예비역 해군 대령이며 한국전쟁 기간 동안 ‘인천상륙작전’ 등 주요 작전에 참가했다고 한다. 최 후보자 본인도 육군 중위로 전역했고 아들 영진씨도 해군 복무 중이다.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최 후보자는 자녀 2명과 함께 최근 5년간 13개 구호단체에 4000여만원을 기부했다”며 “법원 내 봉사 및 우정과 관련한 미담이 상당히 많다”고 소개했다.

평판 조사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음에도 청와대는 ‘고위공직자 7대 배제 원칙’을 적용해 최 후보자를 면밀히 검증했다고 한다. 7대 항목은 병역기피, 세금탈루, 불법적 재산증식, 위장전입, 연구 부정행위, 음주운전, 성 관련 범죄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준에 최대한 맞추기 위해 노력했고 그 때문에 감사원장 인선도 늦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최 후보자의 판결을 검토한 결과 매우 엄정하게 판결해온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최 후보자의 당면 과제는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 회복과 직무 이관 절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감사원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감사원의 회계검사권을 국회로 옮기겠다고 대선 기간 공약한 바 있다. 하지만 취임 초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를 지시하는 등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자초했다. 지난 7월 경남고 후배인 황정홍 감사위원이 사무총장으로 승진하고 캠프 출신 인사인 김진국 변호사가 감사위원에 임명된 점도 논란이 됐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킬 적임자인지 철저히 따져보겠다”고 했다.

문동성 이가현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