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 실망해 떠난 청년에게 ‘교회로 돌아가’ 대신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라’고 말해야 합니다. 교회가 아닌 스스로를 위해 신앙을 회복하라고요.”
교회 밖 신앙인을 뜻하는 ‘가나안 성도’를 대상으로 상담활동을 펼치는 김동영(37) 목사의 말이다. 김 목사는 경기도 용인시 명지대 자연캠퍼스 기숙사 내 ‘수다떠는 청춘다방’에서 대학생 진로상담을 하는 진로코치 겸 바리스타다. ‘수다떠는 청춘다방’은 2년 전 진로코칭과 학원선교를 위해 김 목사가 문을 연 카페다. 동시에 그는 청년 복음화와 다음세대 목회를 위해 지난해 바람길교회를 개척한 목사이기도 하다. 김 목사를 지난달 22일 오후 ‘수다떠는 청춘다방’에서 만났다.
상담 내담자로, 때로는 카페 손님으로 교회 안팎에서 그를 찾는 청년은 어림잡아 연간 100여명에 달한다. 이들 가운데 종교가 없거나 교회에 반감을 가진 이들도 적지 않다.
만나는 청년 중 신앙상담을 요청한 이들이 꽤 있지만 개종을 요구하거나 본인 교회에 올 것을 결코 권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담받은 청년의 성향에 맞는 교회를 추천해준다. 교회 성도 수를 늘리는 것보다 한국교회 청년의 신앙성장이 더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서인지 김 목사의 카페와 교회엔 유독 기성 교회에 실망한 청년이 많이 찾는다.
청년 가나안 성도가 찾아오면 그는 10주간 성경공부를 포함한 신앙상담을 한다. 따로 교재는 없으나 고린도전서 1장 1∼3절을 본문 삼아 교회와 성도, 증인으로서의 부르심에 대해 전한다. 이때 김 목사는 내담자가 교회에서 받은 상처에 대해 경청하지만 위로하진 않는다. 그저 ‘스스로의 신앙을 위해 교회로 발걸음을 옮길 것’을 종용한다.
“‘신앙은 하나님과의 관계가 핵심인데, 교회 때문에 포기한다면 주님이 얼마나 슬퍼하겠느냐’고 말하면 많이들 울어요. 오랫동안 교회 다녔지만 자신의 신앙을 위해 말해주는 목회자가 단 한명도 없었다면서요.”
그에게 온 청년 가나안 성도는 어릴 때부터 교회를 다녔거나 교회 봉사를 다년간 경험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모두 젊은이들 신앙에는 아랑곳 않고 교회학교나 청년부 운용에만 관심을 보이는 목회자에게 분노를 느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가 성도를 끌어 모으는 사역에만 집중한다면 이런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 진단했다. 이처럼 신앙과 삶이 유리돼 신앙을 버리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그는 주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묵상 나눔을 진행하고 이를 토대로 설교하는 ‘성도 맞춤형 예배’를 매주 드리고 있다.
“이제 교회는 성도 신앙성장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이들에게 쉼을 줘야 합니다. 봉사도 중요하지만 하루 종일 교회에 매이게 하면 안 됩니다. 집단 사역 대신 한 영혼의 삶에 관심을 갖고 바른 신앙관을 세워주세요. 그러면 스스로 교회를 세우는 기독 청년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용인=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사진=신현가 인턴기자
청년 가나안 성도 상담하는 김동영 목사 “다니던 교회에 실망하셨나요 하나님과 관계를 회복하세요”
입력 2017-12-08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