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길을 걸어온 지 18년. 찬양사역자인 이유정 이강혁 목사로 이뤄진 CCM 포크 듀오 ‘좋은씨앗’이 연합과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완전체’로 무대에 선다. 오는 13일 오후 7시30분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 본당에서 열리는 ‘좋은씨앗 2017 크리스마스 드라마 콘서트’에서다. 이 콘서트는 크리스천 문화사역 단체들이 자발적으로 연합해 공연을 기획했다. 하나가 되기 어려운 한국교계에 화합과 연합, 화해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취지라 더욱 눈길을 끈다.
최근 사랑의교회 카페에서 공연 기획자들을 만났다. 콘서트를 위해 뭉친 기획자들은 안찬용(GCM) 박경배(팀사운드) 박경률(로렌조컴퍼니) 추연중(추미디어앤아트) 진우식(샘디자인) 은희승(에이치스엔터테인먼트) 백종범(수상한거리) 백영진(무대를만드는사람들) 대표와 정혜원(리디머프레이즈) 단장, 박사랑(부평구립소년소녀합창단) 감독, 사랑의교회 예배사역 담당 목회자들이다.
좋은씨앗 이유정 목사는 “예전 같으면 이들이 절대 모일 수 없었을 것”이라며 “단순히 우리 콘서트를 위해 모인 게 아니다. 하나님 나라의 창작품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이들이 열린 플랫폼에서 교제하고 나누고 꿈꾸고 창작하는 것이 너무 좋고 감사해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강혁 목사와 오랜 시간 떨어져 지내다 관계를 회복하고 앨범 발표와 콘서트까지 함께하게 된 사연도 전했다. ‘좋은씨앗’은 1990년대 성경과 기독교 세계관을 담은 서정적인 포크음악을 개척해 8집까지 총 3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싱어송라이터 듀엣이다. ‘오직 주만이’ ‘아침안개 눈앞 가리듯’ ‘아침에 주의 인자하심을’ 등은 지금까지도 사랑을 받는 크리스천들의 애창곡이다.
99년 음악활동으로 정점을 찍을 무렵 팀은 탈진의 늪에 빠졌고 서로 재충전과 예배회복을 위해 이유정 목사는 미국으로, 이강혁 목사는 한국에 남아 각자의 길을 가게 됐다. 이유정 목사는 2∼3년 뒤 돌아올 것을 계획하고 떠났으나 오랜 시간 광야 같은 이민자의 삶을 겪어야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팀은 사람들의 머리에서 잊혀졌고, 둘의 관계 역시 소원해졌다.
“2년 전 서로 대화를 나누다 그간 쌓였던 서운한 감정들이 드러난 거죠. 어차피 한 번은 풀어야 할 부분이었습니다. 불편한 마음을 드러내는 게 쉽지 않았지만 용기를 냈고 서로 마음속 앙금을 풀었습니다. 감사한 것은 알 수 없는 은혜가 우리 두 사람에게 임했습니다. 정직하게 문제를 내놓고 용서를 구했으며, 서로 사과를 받아들였지요.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이런 마음으로 음반을 만들어보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올 초 9집 앨범을 발표했다. 당시 앨범 주제곡이 도종환 시인의 시에 곡을 붙인 ‘담쟁이’였다. 이유정 목사는 “담쟁이의 가사처럼 수많은 좌절과 변화의 기로에 서 있는 크리스천들의 손을 잡고 하나 돼 막힌 장벽을 넘는 작은 담쟁이가 되기를 소망한다”며 “그런 마음으로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콘서트의 주제는 ‘선물’이다. 추연중 추미디어앤아트 대표는 이번 콘서트를 “CCM, 찬양과 경배, 드라마적 요소를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찬양예배”라고 소개했다. ‘좋은씨앗’ 9집 앨범부터 첫 앨범을 발표한 91년까지 역순으로 음악을 들려주고 총 9개의 스킷드라마도 보여준다. 어린이들과 캐럴도 함께 부른다. 팝페라 가수 임지은, CCM 가수 이정림, 빅콰이어가 게스트로 함께한다. 이번 콘서트는 무료 초대로 열린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CCM 포크 듀오 ‘좋은씨앗’ 18년 만에 함께 서는 무대
입력 2017-12-08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