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올림픽 국가 징계 사례
2차대전 전범국 獨·日 참가 못해
‘인종 차별’ 남아공 20여년 불허
아프간은 여성 차별로 제재
조직적 도핑으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이 불허된 러시아는 경기와 관련 사안으로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하게 된 최초 국가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IOC는 그동안 스포츠 정신에 어긋나는 전쟁범죄, 인종 및 여성 차별, 정치 개입 등을 이유로 일부 국가의 올림픽 참가를 막았다.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8년 열린 런던올림픽에는 독일(당시 동·서독), 일본 등이 참가할 수 없었다. IOC 훈령으로 두 국가의 참가를 제재했다. 독일과 일본 모두 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1952 헬싱키올림픽부터 두 나라는 올림픽 무대에 나설 수 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은 인종 차별 정책으로 1964 도쿄올림픽부터 1988 서울올림픽까지 무려 24년이나 올림픽 현장에 동참하지 못했다. 당시 남아공은 ‘아파르트헤이트’라는 악명 높은 흑백 분리 정책을 펼치며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인종 차별 정책이 철폐되기 시작하면서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 때부터 제재가 풀렸다.
아프가니스탄은 여성 차별로 인해 IOC의 단죄를 받았다. 이슬람 극단주의를 내세운 탈레반이 집권하면서 이슬람 율법을 근거로 여성의 체육 활동을 금지시켰다. 1999년 IOC는 아프가니스탄의 올림픽 참가를 제한했다. 아프가니스탄은 2000 시드니올림픽에 나설 수 없었다. 탈레반 정권이 무너진 이후인 2004 아테네올림픽부터 참가가 가능해졌다.
러시아에 앞서 엄연히 국가가 존재함에도 개인 자격으로 올림픽에 출전한 사례가 두 차례 있었다. 바로 쿠웨이트와 인도였다. 쿠웨이트 정부는 2009년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위원장과 경기단체장들을 직접 임명하면서 스포츠의 자율성을 침해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IOC 헌장엔 개별 NOC가 정부로부터 독립성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IOC가 시정을 요구했지만 쿠웨이트가 버티면서 국제대회 출전을 금지 당했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쿠웨이트 선수들은 IOC기를 들고 참가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쿠웨이트 정부가 IOC와 직접 협상, 쿠웨이트 국기의 사용이 가능했다. 하지만 여전히 쿠웨이트 NOC의 자율성 독립성 문제가 해소되지 않자 IOC는 다시 강경으로 돌아서면서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국가 단위의 쿠웨이트 선수단 참가를 막았다.
인도 역시 정부가 NOC 선거에 개입했다는 이유로 2012년 IOC 회원국 자격을 박탈당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때 인도 선수들은 처음에 개인 자격으로 참가했다가 다행히 대회 도중 제재가 풀리면서 자국 국기를 달고 뛸 수 있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러, 도핑 인한 첫 국가 제재 ‘불명예’
입력 2017-12-06 1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