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 세계선수권 예선 2승 1패
김온아 등 주전들 부상 이탈에도
여고생 3인방 내세워 중국 대파
한국 여자 핸드볼은 ‘효녀’였다.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 2, 은메달 3, 동메달 1개를 따냈다. 또 1984 LA올림픽부터 2012 런던올림픽까지 꾸준히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그런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사상 첫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선 2009년 6위에 오른 이후 3회 연속 16강에서 주저앉았다.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 투혼으로 값진 은메달을 따낸 여자 핸드볼 대표팀 선수들을 그린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의 신화는 꺼지는 듯했다. 하지만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진행 중인 제23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리 대표팀이 명예회복의 시동을 걸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강재원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정상 전력이 아니다. 에이스 김온아(SK슈가글라이더즈)를 비롯해 김진이, 정유라(이상 대구시청) 등 주전들이 부상으로 대거 이탈했다. 강 감독은 이례적으로 여고생 3인방을 발탁했다. 왼손잡이 라이트백 정지인(17·부산 백양고)과 스피드가 빠른 센터백 송혜수(18·인천비즈니스고), 180㎝의 장신 골키퍼 정진희(18·청주 일신여고)가 그들이다. 세 선수는 백업 요원으로 맹활약하며 국제 경험을 쌓고 있다.
한국은 ‘주포’ 권한나(서울시청)가 지난 2일(현지시간) 네덜란드와의 1차전에서 경기 시작 5분 만에 무릎을 다쳐 더 이상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악재까지 만났지만 순항하고 있다. 지난 대회 준우승팀인 네덜란드를 24-22로 꺾은 한국은 이튿날 세계랭킹 1위 독일과 2차전에서 맞붙어 전반 한때 3골이나 앞서 가기도 했다. 비록 경기 막판에 무너져 18대 23으로 패했지만 놀라운 투혼으로 관중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한국은 5일 열린 중국과의 3차전에선 여고생 3인방을 투입하는 여유를 부리며 중국을 31대 19로 대파하고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네덜란드, 독일, 중국, 카메룬, 세르비아와 함께 D조에 속한 한국은 8일까지 조별예선 5경기를 치른 후 조 4위 안에 들면 16강에 진출한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리우 쇼크 딛고 다시 일어선 ‘우생순’
입력 2017-12-06 18:35 수정 2017-12-06 21:42